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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지고 있던 성 조숙증으로 인해 색정증이 된 그녀. 그녀의 짜릿하지만 지독한 섹스 일대기의 그 끝은 어떤 처절한 모습일까?

님포매니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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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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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포매니악 - 1

그녀는 오늘도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재미없는 하루를 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조금 달라질 줄 알았는데 몇 달째 변화가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를 해야 했고, 그러다 밤이 깊어지면 잠을 자야 했다. 그것이 20살 그녀의 하루였다.

“나 대학 안 갈래.”

늦은 밤 미연은 자신의 엄마가 현관 문턱을 넘기 무섭게 무미한 표정으로 툭 말을 내뱉었다.

“미연이 너 또 그 소리니?”

미연의 엄마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냥 하는 말 아냐. 이번엔 진짜야. 나 학원도 그만뒀어.”

미연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며 말했다.

“미연아. 엄마 오늘 일 때문에 힘들거든? 그러니 좀….”

그녀는 여전히 딸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미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뒤 미연은 자신의 엄마의 앞으로 걸어가 방금 자신이 보고 있던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잔여 학원비 환불 안내 문자‘. 그녀의 얼굴이 대번 짜증으로 일그러졌다.

“강미연 너 진짜!!”

“이제 믿지? 그럼 난 엄마한테 할 말 다 했으니 내 방 들어갈게.”

미연은 자신의 엄마를 향해 뻗은 손을 거두고 휙 몸을 돌려 그녀의 방으로 걸었다.

“야, 강미연! 너 거기 안 서? 누가 네 맘대로 그런 결정 하래? 너 진짜 미쳤지?”

’철컥.’ 미연은 방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방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미연의 예상대로 그녀의 엄마는 곧장 그녀에게 걸어와 찢어지는 고함 소리와 함께 ‘쿵쿵쿵.’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강미연! 문 열어. 오늘은 그냥 못 넘어가. 도대체 너 뭐가 되려고 해? 안 그래도 친척들이 너 볼 때마다 엄마가 남편 잡아먹는 것도 모자라 하나뿐인 딸까지 망쳐놨다고 엄마한테 얼마나 뭐라고 하는 줄 알면서…. 네가 이러면 진짜 엄마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니? 미연아 문 열어.”

그녀의 말은 꼭 애원과 같았다. 하지만 미연은 방문을 등지고 미끄러지듯 주저앉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엄마도 이제 그 남보다 못한 엿 같은 친척들 손절하고 제발 엄마 인생 살라고. 왜 그렇게 미련하게 사는 거야? 아빠도 없는 마당에 뭐 때문에 친척들한테 늘 발목 잡혀 있어?”

그녀는 딸의 말을 듣고 더 이상 문을 두드리지 못했다. 물론 이따금 그녀는 방문 너머로 딸의 이름을 불렀지만 딱 그뿐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참 동안 딸의 방문 앞에 주저앉아 닫혀있는 딸의 방문을 쳐다볼 뿐이었다. 한밤중 그 집에는 째깍째깍 시계 돌아가는 소리만 크게 들렸다.

*****

다음날 이른 새벽. 미연은 굳게 잠긴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캐리어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무거운 캐리어를 질질 끌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는 딸을 기다리다 지쳐 잠든 그녀의 엄마가 소파 위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는 미리 준비한 짧은 편지와 휴대폰을 소파 앞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무미한 표정으로 집 밖 어딘가로 향했다.

*****

‘파인 머니’,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돈 빌려드립니다.’ 지금 이곳의 시간이 2021년이 맞는 걸까? 그녀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저 80년대 감성의 촌티 나는 녹색 간판과 문구를 보며 지금 자신이 달동네 박물관에 왔나 싶은 착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착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녀의 등 뒤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그녀를 깨웠다.

“넌 누구세요? 왜 남의 가게 앞에서 이러고 서 계실까?”

그녀는 그 목소리를 따라 몸을 돌렸다. 곧 그녀의 눈앞에 한 남자가 보였다. 남자는 말쑥한 얼굴에 깔끔한 정장을 쫙 빼입고 있었다. 흰색 와이셔츠 끝에 코발트색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이 돋보였다. 미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남자가 정말 자신이 생각했던 종류의 남자가 맞을까 싶은 의구심이 더럭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녀의 의구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형님. 무슨 일이십니까?”

“형님. 와 그러십니꺼?”

그녀는 그의 뒤를 따라 걸어온 험악하게 생긴 두 명의 남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찾아온 거 맞네.”

그는 자신의 뒤에 따라온 두 명의 덩치들에게 조용하라는 손짓을 건네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뭔데? 뭐 때문에 그렇게 실실 쪼개실까?”

그녀는 캐리어의 손잡이를 꽉 잡으며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 일 하고 싶어서 왔는데요.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

남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머리가 아픈 듯 벅벅 자신의 이마를 긁어대는 것도 모자라 앞머리를 투박하게 넘기며 미간을 찡그렸다. 난데없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툭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은 것도 모자라, 두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이 어린 여자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학생 말은 몸을 팔고 싶다? 팔 수 있게 도와 달라? 이 말이지?”

미연은 남자의 입에서 나온 ‘학생’이라는 두 글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학생 아니에요. 강미연이라고 합니다. 신분증 보여드릴까요? 저 이제 성인이거든요?”

남자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한숨 섞인 소리와 함께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무튼 업소에서 일하고 싶다는 거잖아. 맞지?”

“맞아요. 저 아저씨가 밑에 있는 업소에서 일하고 싶어요.”

“왜? 도대체 뭐 때문에?”

“섹스가 좋으니까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당돌한 대답에 그의 두 눈이 커졌다.

“뭐?!”

“사람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죠. 전 남자랑 섹스하는 게 좋아요. 어릴 때부터 흥미를 느낀 게 그거 말고는 없었고요. 못 믿으시면 증거 보여드릴까요? 자, 이거 한 번 읽어보세요.”

그녀는 말을 내뱉는 도중 어깨에 멘 가방 안에서 낡은 수첩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

“…….”

그는 그녀가 건넨 수첩을 펼쳤다. 그녀가 건넨 수첩에는 날짜가 적힌 숫자 옆에 바를 正으로 표시된 횟수 같은 것이 적혀 있었다. 그는 여전히 수첩에 시선을 둔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뭔데?”

그녀는 씩 양쪽 입 끝을 올리며 그에게 대답했다.

“섹스랑 자위할 때마다 기록한 거요.”

그는 자신이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며 픽 바람이 새는 헛웃음을 쳤다.

“뭐?”

그녀는 다시 한번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대답했다.

“섹스랑 자위한 거 기록한 수첩이요.”

그의 뒤에 서 있던 덩치 중 한 명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독특한 억양의 사투리를 뱉었다.

“이 미친년이네. 지금 머라 처씨부리 쌓노?”

그는 그 덩치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동팔아. 입….”

덩치는 곧 몸을 움찔거리며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예, 형님.”

그는 다시 시선을 그녀의 쪽으로 돌렸다.

“뭐, 그쪽 열정은 잘 알겠는데…. 흥미가 딱히 안 생기네.”

그녀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뒤에 두 덩치 분들 좀 잠깐 밖에 있으라고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덩치’라는 두 글자에 그의 뒤에 서 있던 덩치들이 미간을 밉게 찡그렸다. 하지만 두 명의 덩치는 입을 열었다가 그에게 질책을 들을 것 같아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또 뭐 재밌는 것을 보여주려나 싶어 덩치들에게 잠시 밖에 나가 있으라는 손짓을 했다. 두 명의 덩치는 그를 향해 까딱 목례를 건넨 뒤 뚜벅뚜벅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됐어?”

그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그녀를 보며 물었다.

“네.”

그녀는 짧은 대답과 함께 한 번 마른침을 삼킨 뒤 자신이 입고 있는 원피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곧 그의 눈에 그녀의 몸을 타고 스르르 내려가 바닥에 구겨지는 그녀의 원피스가 보였다. 그녀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긴장된 표정으로 그를 보며 입을 뗐다.

“저 이제 속옷도 벗으려고 하는데… 흥미가 좀 생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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