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성생활
페이지 정보
본문
“어서 자위해.”
민정의 야릇한 목소리가 이어폰을 통해 들려왔다. 에어팟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용하니 민정이 코앞에서 명령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이미 컴퓨터로 야동을 재생한 지는 1시간이 지났지만, 화면 속의 여배우보다는 민정의 신음 소리가 더 듣기 좋았다. 여배우가 오르가슴에 빠져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을 때 민정의 얼굴이 오버랩 됐다. 희한한 일이었다. 민정과 대학 커플로 사귄 지가 벌써 3년이 지났는데도 이런 상황이 흥분이 되다니.
“이민정이에요, 반가워요.”
김민혁은 털털한 성격의 민정이 마음에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서 긴장했는데 첫 만남부터 배려심이 깊어서 의외였다. 보통 미인들은 이기적이라고 하는데 민정은 그렇지 않았다. 부모님이 모두 예술가 출신들이라서 그런지 감성이 풍부한 면도 있었다. 보통은 영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책에 관련된 비평을 늘어놓기도 해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다. 얼굴도 예쁜데 지적인 면까지 있으니 사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나도 네가 마음에 들어.”
가슴이 쿵쿵 뛰다가 쇳덩어리에 한 방 맞은 느낌이었다. 카페에서 고백을 했는데 대답은 의외로 빨리 나왔다. 순수한 문학소녀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럴 때 보면 생각이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았다. 하여간 특이한 여자였다.
“그런데 걸리는 게 있어.”
“뭔데?”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괜찮아? 내 말에 토 다는 남자는 질색이거든. 고등학교 때 만났던 남자아이들 다 그러더라고. 그래서 한 달도 못 가서 금방 헤어졌어.”
“하하!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 네가 시키는 거 다 할 수 있어!”
“그래?”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미인이라는 건 알았지만 입술이 좌우로 올라가니 더 매력적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눈이 똘망똘망해서 가끔은 귀엽기도 한데 이처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굉장히 섹시해 보인다. 가끔은 마녀처럼 악해 보이기도 해서 소름이 끼치기도 하지만, 저 섹시한 미소 때문에 푹 빠지고는 한다.
첫 섹스는 정말 아찔했다. 민정이 바지를 억지로 벗기려고 하는데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창피하게 남자가 소리나 지르겠냐고 하겠지만, 그만큼 민정은 도발적이었다. 속옷 안에서부터 이미 페니스가 우뚝 발기하는 바람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민정은 여유를 보였다.
그래, 이렇게 미인인데 남자 경험이 없다면 이상하겠지. 잠시 다른 생각을 했지만, 민정의 입가와 손길 덕분에 천국에라도 있는 것 같았다.
미인의 손길이 이렇게 좋구나.
민정은 민혁의 페니스를 아주 부드럽게 애무해 주더니 그 정열적인 얼굴을 내밀었다. 눈을 똑바로 바라본 채 혀를 내미는 민정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꼭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민혁은 민정이 너무 세게 페니스를 물어 버려서 결국은 소리 질러 버렸다.
민정의 입과 페니스 사이에서 낯뜨거운 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민혁은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허리에 힘을 주고 있었다. 페니스가 더 딱딱해지면 민정은 더 신경질적으로 빨아 버렸다. 민혁이 도발이라도 하는 줄 아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허리에 무리라도 가는 줄 알고 긴장하고 있었다. 그만큼 민정은 센 여자였다.
두 사람은 대학 커플로 유명해졌지만, 지금은 잠시 섹스에 시들어진 상태다. 3년 넘게 갖가지 섹스를 했더니 이제는 할 게 없어진 것이다.
박하린 심리학 교수가 설명했던 것처럼 이기적인 인간이 된 모양이다. 34세의 그녀는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강단에 섰지만, 빈틈이 없었다. 짓궂은 일부 학생들이 잡스러운 지식을 들고 와서 공격해 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오히려 그런 면 때문에 남학생들 사이에서 팬도 생겼다. 러브레터를 보내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역시나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박하린 교수가 ‘보상’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보상을 원한다는 설명이었는데 두 사람 사이에는 오르가슴의 보상이 있었다. 섹스는 시들었지만, 오르가슴은 원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다른 남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
민정이 다짜고짜 전화를 하고는 신음 소리를 들려준 게 일주일 전이었다. 처음에는 “뭐 하는 거야? 지금 수업 중이야.”라고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민정의 그 섹시한 목소리가 귀를 통해 전해지자 온몸이 짜릿해졌다. 희한하게도 서로 얼굴도 보지 않은 채 흥분할 수 있었다.
민혁은 처음에 완강히 거부했다. 마침 박하린 교수의 수업 시간에 전화가 왔기 때문이었다. 늘 안경을 끼고 고지식한 어조를 늘어놓던 박하린 교수라서 흥분이 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박하린 교수도 여자였던 것이다.
“박하린 교수 몸매 죽일 것 같지 않아?”
친구 녀석이 한마디 한 적이 있었는데 민혁은 코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뜨거운 여름에도 민소매조차 입지 않은 여자인데 몸매가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민혁은 신음 소리를 들어가면서 박하린 교수의 몸매를 유심히 살폈다. 오늘은 정장 스커트를 입고 왔는데 커피색 스타킹을 신은 덕분에 맵시가 있어 보였다. 쇼트커트에 가까운 단발머리와 안경이 잘 어울려서 어떻게 보면 유능한 커리어 우먼으로도 보였다. 반면 민정은 늘 캐주얼한 복장을 즐기는 여자였다.
민정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내 신음을 들어봐.”라고 하더니 묘한 쾌감 소리를 냈다. 야동을 보고 있었는지 묻고 싶었지만, 주변에 친구들도 있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저기, 민혁 학생?”
박하린 교수가 민혁을 불렀지만 듣지 못했다. 에어팟의 그 기능 좋은 노이즈 캔슬링 때문이었다.
“저기, 누가 민혁 학생 좀 불러 볼래?”
민혁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크게 웃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민혁은 모르는 눈치였다. 박하린 교수가 민혁 바로 앞에까지 온 다음에야 눈치를 채고 말았다.
“으악!”
민혁이 괴성을 지를 때 놀란 사람들은 오히려 학생들이었다. 박하린 교수는 민혁이 음악이라도 듣고 있는 줄 안 것이다.
“민혁 학생? 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아! 그게!”
민혁이 친구들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내 강의가 재미가 없나?”
박하린 교수가 짝다리를 하고 있었다. 스커트 한쪽이 올라가는 바람에 무릎 위까지 선명하게 드러났는데 은근히 섹시해 보였다. 민혁은 이 상황에서 박하린 교수가 예뻐 보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에어팟에서는 민정의 신음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래, 어떤 음악이길래 그렇게 취해 있었어?”
박하린 교수가 손을 내밀었다. 그때 민혁이 임기응변으로 넘어갈 방법은 다른 게 없었다.
“아! 이거요! 블랙핑크의 ‘러브 스틱 걸’이에요!”
목소리를 크게 낸 이유는 당연히 민정한테 들으라는 뜻이었다. 주변에서 웃는 소리가 크게 났고 박하린 교수는 어이가 없었는지 팔짱만 끼고 있었다.
“내 목소리가 블랙핑크보다 못한 건 알겠는데, 수업에는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 알겠죠?”
“네, 교수님!”
다행히도 박하린 교수가 돌아갔다. 그리고 에어팟에서는 실제로 블랙핑크의 ‘러브 스틱 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민정이, 이 똑똑한 여자 같으니!
눈치채고 바로 노래를 재생했던 것이다.
“괜찮아, 돌아갔어. 이따 보자.”
민혁은 발기된 페니스를 겨우 가라앉히고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정색한 얼굴도 차츰 돌아오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민혁은 바로 민정이 있는 자취방으로 뛰어가서 섹스를 했다.
이런 식으로 섹스가 가능하다니!
섹스에 시들자 두 사람 모두 불안했다. 선 듯 헤어지는 것도 힘들 것 같았고, 서로 다른 남녀를 만난다고 해도 바로 섹스를 할 수 있을지 두려움부터 앞섰다.
“아까 박하린 교수한테 들켰을 때 진짜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어.”
“이것 때문에?”
민정이 민혁의 페니스를 붙잡았다. 워낙 순식간이라서 민혁은 놀랄 틈도 없었다.
“아파.”
“아프라고 이러는 거야.”
민정이 페니스를 쥐어 잡고 흔들었다.
“들켰을 때 어땠어? 박하린 교수가 섹시해 보였어?”
“그 여자가 섹시해 보일 수가 있어? 완전 모범생 스타일이잖아.”
“넌 여자들 치마만 입어도 꼴리잖아.”
“안 그래.”
“그래? 진짜?”
민정이 더 세게 페니스를 잡고 흔들었다. 쿠퍼선액이 흘러 민정의 손등에 닿았다.
“다시는 너하고 섹스 못 할 줄 알았어.”
민혁뿐만 아니라 민정도 감탄할 일이었다. 민정의 손이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아까 자위하면서 뭐 봤어? 야동?”
“아니.”
“그럼 뭐? 그냥 자위하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비밀.”
“뭐야, 그러지 말고 말해주라.”
“나중에 말해 줄게.”
민정이 일어서서 벗었던 옷을 입었다. 그리고 조심히 창가 쪽을 흘깃 바라봤다. 민정이 자취하는 집 건너편에 작은 오피스텔이 보였고, 한 남자가 백팩을 메고 나오고 있었다.
“나중에 말해 줄게. 나중에.”
민정은 뭔가 신나는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흐뭇한 표정이었다.
- 다음글12시에 다시 만나요 21.10.0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