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예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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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한 예절학교 1화
“윽, 징그러워!”
세은은 오늘도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하게 발견한 키스 장면 동영상을 보다가 눈을 돌렸다. 키스가 점점 깊어지면서 남녀의 몸이 섞이고 서로의 입을 오고가는 혀가 슬쩍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세은은 얼른 인터넷 창을 접으려 했다.
“세은아 뭐 보니?”
뒤에서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지자 세은은 화면을 닫기 위해 마우스를 마구 클릭했다. 하지만 동영상 화면은 닫히지 않았고 세은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었다.
“어머나, 너 이런 거 보니?”
“무슨 소리야 엄마, 난 그냥 인터넷 보다가 그냥 그렇게 된 거야.”
세은이 어쩔 줄 몰라하며 허둥지둥하는 모습에 세은의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세은은 다급하게 모니터를 끄고 엄마를 밀어냈다.
“빨리 나가~ 나 지금 할 일 있으니까.”
“알았어, 얘. 할 일이라는 게 그거지?”
“빨리 나가라구~”
세은의 엄마가 모니터를 향해 힐끗 눈짓하자 세은은 다급하게 엄마를 방 밖으로 밀어냈다. 쾅 하고 문이 닫히자 엄마는 팔짱을 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푸훗, 우리 세은이가 벌써 다 컸네.”
문에 기대선 세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러 보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털썩 의자에 앉은 세은은 꺼진 모니터를 다시 켰다.
그러자 세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슬아슬하게 옷을 걸치고 몸을 부벼 대는 남녀였다. 분명 방금 전 까지는 찐한 키스와 스킨십만 주고받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저렇게 진도가 많이 나가고 있을 줄이야.
여자의 엉덩이가 남자의 허벅지 위에서 들썩이자 남자는 거친 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끌어 앉았다. 남자의 길고 두툼한 물건이 질퍽이며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남자는 여자의 목덜미에 키스를 했다. 흥분을 견디지 못한 여자의 몸짓이 격렬해지자 브래지어 안에 다소곳이 담겨있던 여자의 가슴이 조금씩 출렁였다. 브래지어 안으로 남자의 손이 슬며시 들어가자 세은의 숨결은 또다시 가빠왔다.
자신은 이런 음란한 것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 세은이었지만 요즘 들어 왠지 모르게 이런 장면들에 눈이 돌아가고는 했다. 왜 그런 걸까? 일을 쉬고 있어서 그런 걸까?
세은은 자기도 모르게 얼른 브래지어에서 손을 뺐다. 어느새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가슴을 주무르고 있던 세은이었다. 흥분은 생각보다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그 흥분이 몸을 휘감았을 때 어떻게 그것을 해결해야 할지 혹은 즐겨야 할지 세은은 제대로 모르는 상태였다. 어설프게 자위를 하려던 세은은 이내 고개를 휘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샤워를 하면 머릿속이 깨끗해질 것이라 생각한 세은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훌렁훌렁 옷을 벗고, 팬티와 브래지어까지 벗은 세은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맨몸을 보았다. 부드럽게 굴곡져 뻗은 허리와 배꼽 그리고 탱탱하게 차오른 엉덩이. 점점 더 봉긋하게 솟아올라 이제는 풍만하다는 말이 어울릴만한 가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린 소녀 같았던 세은의 몸은 이제 완연하게 성숙한 여자의 몸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세은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직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눈을 감고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 몸을 맡긴 뒤 세은은 머릿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려 했다. 머리와 몸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물길에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과 피부가 더욱 매끄럽게 윤이 나는 듯 보였다. 몸 이곳저곳에 바디워시를 문지르자 미끌거리는 거품이 세은의 굴곡진 몸을 뒤덮었다. 세은은 눈을 감고 온몸으로 미끌거리는 바디 워시의 촉감을 느꼈다. 촉감은 아랫배를 지나 자연스럽게 사타구니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그러자 방금 전 동영상에서 보았던 크고 튼실한 남성의 그것이 떠올랐다.
‘그 커다란 것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면...’
찌릿한 전율과 함께 세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안 돼!!”
***
세은의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을 한 자녀들의 혼사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세은 엄마의 친구들에 반해 그녀는 쉽사리 이야기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결혼 준비를 하는 자녀들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한 명이 자신의 딸이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에 대해 말을 꺼냈다.
“요즘 애들은 어쩜 그렇게 진도가 빠른지, 우리 애 남친이 아직 의대 인턴인데 둘이 벌써 결혼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구.”
“어머머, 정말? 우리 아들은 올해 LB그룹 신입으로 들어갔는데 글쎄 여친이랑 벌써 결혼 계획에 자녀 계획까지 세우고 있지 뭐야.”
세은 엄마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친구들의 아들딸은 모두 이성과 교제하고 있고 심지어 결혼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신의 딸은 연애는커녕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20살짜리 대학교 1학년, 게다가 연애에 ‘ㅇ’자도 모르는 이른바 모태 솔로였다.
아직 서투른 사회 초년생들의 소꿉장난 같은 계획이라고 되뇌며 마음을 다잡아보려 했지만 세은 엄마의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었다. 우리 세은이도 빨리. 빨리 좀...
“참, 세은이는 만나는 사람 있어?”
날카로운 질문이 세은 엄마의 심중을 꿰뚫었다.
“으...으응, 아직 뭐 만나는 사람은 없나 봐.”
애써 웃음을 짓던 세은 엄마의 광대가 파르르 떨렸다. 좌중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썰렁해졌다.
“어머 얘 미안해, 세은이 아직 대학교 1학년이지. 내가 괜히 이야기를 꺼냈나 보네. 우리 다른 이야기 할까?”
갑작스럽게 화제를 돌리려는 눈치 빠른 입놀림이 세은 엄마는 더 얄미웠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세은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뒤엉켜 놓았다. 다른 친구들보다 몇 년 더 늦게 결혼을 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느새 친구들은 이야기를 끝내고 서로 인사를 하며 하나둘씩 집으로 향했다. 파하는 자리에서도 세은 엄마의 굳은 얼굴은 그대로였다.
“세은이 때문에 고민 많지?”
세은 엄마의 뒤에 나타난 것은 그녀의 절친이었던 성주였다. 성주는 세은 엄마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응? 뭐 그렇지.”
어색한 표정으로 웃어보이며 자리를 뜨려는 세은 엄마에게 성주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혹시, 세은이 괜찮은 집에 시집보낼 생각 있어?”
***
“난 분명 안 한다고 했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 세은을 보며 세은 엄마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세은아, 너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야. 잘 생각해봐. 이거 정말 일생일대의 기회라니까. 응?”
“엄만 지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말이 안 될 게 뭐가 있어? 옛날엔 너보다 어린 나이에 시집가서 애가 서넛이 있고 그랬어.”
“그건 조선시대 얘기 아니야?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세은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리자 세은 엄마는 절친 성주에게 받은 명함을 꺼내 보았다. ‘예화 예절학원’이라고 적혀진 명함을 보며 세은 엄마는 성주가 강조한 말을 떠올렸다.
“여기 들어가서 코스 다 수료하면... 푸후훗. 그 후는 탄탄대로야.”
처음 성주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은 엄마는 그 웃음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 어쨌든 성주의 말로는 예화의 코스를 다 수료하면 명문가 자제들과 만날 기회가 주어지고, 그들은 예화 예절학원을 수료한 규수들에게 애걸복걸하며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 우리 세은이의 미래를 생각해야지.”
세은은 방문을 닫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제 막 대학에 들어왔는데 학교를 휴학하고 예절학원이라는 곳을 들어가야 한다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런 곳에서 내 스무 살을 허비할 수는 없어.”
세은은 굳게 마음을 먹고 엄마에게 완강히 저항하기로 했다. 세은은 방문을 잠그고 농성에 돌입했다. 반나절이 지나도 세은은 방을 나서지 않았다. 엄마가 일부러 세은이 좋아하는 불낙전골을 만들어서 방 주위로 냄새를 피워 보았지만 세은은 불굴의 의지로 참아냈다.
“좋아, 남세은. 나도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세은 엄마는 비장하게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다음글12시에 다시 만나요 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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