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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 부잣집 아가씨와 가상화폐 투자 성공으로 졸부가 된 남자의 은밀한 거래가 시작된다?!

떡상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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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본문

“서연아!”

누군가가 서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이름도 아닌데 태현은 흘깃 뒤를 돌아보았다.

어쩌면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불러주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태현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숙이고 계속 길을 걸었다.

“어머, 너희들 나 기다린 거야?!”

즐겁고 활기찬 목소리가 태현의 앞에 울려 퍼졌다. 태현은 고개를 들어 눈앞에 걸어오는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얇은 분홍색 탑 스웨터에 청바지, 얼핏 보기에는 별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여대생. 하지만 태현의 눈에 그녀는 절대적으로 특별한 여자였다.

그녀는 특유의 상큼하고 환한 눈웃음을 지으며 태현에게로 달려왔다.

“반가워! 얘들아!!”

그리고 태현의 곁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박서연...’

태현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뒤에서 조잘조잘거리는 서연과 그의 친구들의 대화 소리는 그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방학 동안 뭐 했어? 서연아?”

“응 난 아버지 회사에서 일 좀 도와드렸어.”

“진짜 서연이 너 그럼 그 회사 물려받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우리 아버진 그런 거 절대 용납 못 해. 그냥 난 인턴으로 일 도운 것뿐이야.”

“야~ 그래도 부럽다. 방학 동안 인턴 경험도 쌓고.”

“아빠 회사가 좀 어려워서 일손이 필요하기도 하고.”

태현은 고개를 살짝 돌려 화기애애하게 떠드는 서연과 그의 친구들을 보았다.

그쪽은 밝고 화사한 여름이었지만 태현의 마음은 우울한 가을을 지나 벌써 싸늘한 겨울을 앞두고 있었다.

태현은 서연과 그의 친구들을 쓸쓸하게 곁눈질로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띵동”

태현은 핸드폰으로 온 메세지를 확인했다.

“떡상 코인 48% 상승”

***

태현이 주식에 손을 댄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였다. 그때에는 수시로 대학에 들어가고 난 뒤 별로 할 일이 없어서 한 것이었지만 그의 수익률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이혼하신 부모님이 등록금 명목으로 주신 돈에서 남는 돈 15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지만 그의 주식계좌 잔고는 몇 개월 만에 500만원을 넘어섰다.

“자, 오늘 수업 끝나고 다들 모이는 것 알죠?”

태현은 대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것은 태현이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탓이기도 했지만 그가 해야 할 일이 점점 커져갔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미 그는 주식으로 1000%가 넘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타고난 투자 감각 덕분에 그가 손을 대는 종목은 모두 이른바 ‘떡상’을 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돈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했다.

하지만 돈 냄새를 맡는 능력은 그의 집안 내력이었는지도 모른다.

“태현아, 내가 누군지 알겠니?”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들에서는 자신이 누군지 알겠냐는 애매한 질문들이 빗발쳤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촌수를 이야기하며 태현의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의 관계를 말했다.

이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태현이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1년 전에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고등학생이던 그는 홀로 할머니의 상주가 되었다.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태현이 수억 단위의 돈을 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친척은 없었다. 그럼에도 태현의 친척들은 이미 학교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태현아. 아저씨가 아버지랑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

“너희 외가에서 어머니가 그렇게 똑순이었는데...”

그들은 태현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칭찬하며 말을 시작한 뒤

“네가 조금만 도와주면...”

“태현아, 지금 내가 벼랑 끝에 있단다.”

도와달라는 말만 수없이 반복했다.

그들은 태현이 주식투자로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돈을 빌려낼 기세였다.

태현은 그들의 쏟아지는 하소연과 부탁을 들으며 이를 악물었다.

‘차라리 떡락을 해버렸으면 좋았을걸...“

한 학기 동안 친척들에게 시달린 태현은 모든 것이 허무해졌다. 대학교에서 맞은 첫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쯤 그는 자신이 가진 주식을 모두 매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매도 버튼을 누르기 전 그의 마음을 바꾸게 한 사람이 있었다.

“박서연...”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여자 한 명이 태현의 마음을 망설이게 할 줄은 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북적이는 학생들 사이에서 눈이 보이는 것은 오직 그 여자뿐이었다.

“여기 다 경영학부 학생들이죠?!”

술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학생들 뒤로 한 남자가 나타났다. 깔끔한 정장을 입은 그 남자는 성큼성큼 학생들이 모여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가자.”

그는 술에 취해 발그레해져 있는 서연을 일으켜 세웠다.

“으응? 누구야~?”

서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있던 태현은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야, 서연아.”

“으흐응~? 석진 오빠?”

“그만 가자. 여기서 이렇게 취해있으면 안 돼.”

“뭐야? 오빠 지금 내 걱정하는 거야?”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은 서연을 일으켜 세우는 석진을 보며 술렁거렸다.

“저기요? 여기 지금 서운대 경영학부 신입생 환영회인데. 실례지만 학생이세요?”

“아닙니다.”

석진은 항의하는 남학생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서연이 잘못 건드리면 여러분들 신상에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석진은 자신의 명함을 테이블 위에 툭 던져놓고 비틀거리는 서연을 데리고 주점 밖으로 사라졌다.

[대서양 법률사무소 책임 변호사 이석진]

서연과 석진이 조용히 사라지고 난 뒤 그들을 노려보고 있던 태현은 대뜸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이 거기, 어디가?!”

아직 태현의 이름을 모르는 누군가가 부르는 고함소리에도 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밖으로 나섰다. 주점 밖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음악 소리, 사람들로 시끄러웠다.

“석진 오빠~ 나 아직 가면 안 돼. 동기들이랑 한 잔 더... ”

“박서연!!”

비틀거리는 서연을 부축하던 석진이 갑자기 서연을 돌려세웠다.

“너 정신 안 차릴 거야?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

석진은 서연의 어깨를 부여잡고 버럭 화를 냈다. 갑작스런 석진의 고함에 서연의 큰 눈은 눈물로 그렁그렁해졌다.

“난... 조금만 더 저기 있고 싶어서...”

서연이 글썽이는 눈으로 말하자 석진은 서연을 꽉 껴안았다. 그리고 석진은 그대로 서연의 얼굴을 붙잡았다.

“나랑 같이 있자.”

석진은 서연의 입술에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서연은 눈을 뜬 채로 키스를 당했지만 서서히 석진의 키스에 입을 맡겼다. 부드럽고 능숙한 석진의 입술에 서연은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허락했다.

석진은 서연의 입술에 굶주려있었다. 오랜 야근으로 지친 석진에게 서연의 입술만큼 커다란 보상은 없었다.

“우움~!!”

석진의 혀가 서연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서연은 가늘게 신음을 내질렀다. 하지만 석진의 혀 놀림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서연은 자신의 풍만한 가슴이 석진의 완력으로 압박받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서연의 아랫배에 점점 부풀어 오르는 석진의 자지가 느껴졌다. 그제야 서연도 자신이 석진에게 굶주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연은 석진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더 강하게 석진의 혀에 자신의 혀를 내둘렀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열기가 감싸 올랐다.

서연의 허리에 있던 석진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흐응~!!”

석진의 손은 가는 서연의 허리에서 내려가 풍만하고 탱탱한 서연의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서연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오빠~”

잠시 서로에게서 입술을 뗀 서연과 석진은 잠시 서로를 응시했다.

“오빠.”

“응?”

“나 오늘 오빠랑 같이 있고 싶은데...”

석진은 슬며시 얼굴에 미소를 띄워 보였다. 그것은 석진도 동의한다는 의미였다. 두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깊은 키스를 계속 이어갔다.

키스가 너무 깊어져 흥분한 석진은 이미 서연의 목덜미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

서연은 이러다 자칫 길거리에서 섹스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 여기서 이러면 안 돼.”

“흐응... 그래. 그래 서연아.”

“내가 집에 가서 잘해줄게.”

서연과 석진은 석진이 끌고 온 고급 외제 세단에 몸을 실었다. 학교 앞의 지저분한 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외제 차가 유려하게 저 멀리 사라졌다.

태현은 물끄러미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사라지는 차를 노려보며 다시 한번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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