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위로

맨아래


어느 날 여사친이 내 몸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자신의 몸을 찾아야, 나도 내 몸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오디오북)내 몸을 돌려줘

페이지 정보

회차 프롤로그

본문

“야! 이거 놔!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강제로 모텔까지 끌고 오고? 나 진짜 소리 지르려다가 몇 번을 참았는지 알아?”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나 지금 너랑 자야 돼!”

“뭔 소리야~? 내가 왜 너랑 자~?”

“설명했잖아. 이 몸에 지금, 내가 들어와 있다니까~”

“그럼 자기 몸에 자기가 들어가지 누가 들어가~?”

“아, 진짜! 지금 네가 듣고 있는 이 목소리는 얘가 아니고 내가 말하는 거라니까~”

“야! 존 말할 때 그만해라~ 재미없으니까~”

“그러니까... 다시 한번 말할 테니까 잘 들어. 지금 말하는 나는 너고, 너는 네가 아니야. 그리고 난 지금 이 몸에 들어온 거야. 오케이?”

“아, 진짜 뭔 소리야? 네가 나라니? 그리고 내가, 내가 아니라니?”

“아! 이해 못 해도 상관없어. 어쨌든 지금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줬으면 좋겠어.”

“야! 너 혹시 진짜, 나랑 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너랑 하면 혹시라도...”

“됐어! 자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리고 이게 뭐니? 구질구질하게. 하고 싶으면 차라리 그냥 쿨하게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하던가.”

“알았어! 너랑 자고 싶어! 그러니까 제발 한 번만 하자~”

“아, 좀 비켜봐! 너랑 나랑 10년 넘게 친구로 지낸 사인데... 너 지금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충분히 가능하다.

나도 오랫동안 그냥 친하게 친구로 지냈던 여자와 같이 잠을 자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우린 잤다.

이건 팩트다.

다만...

지금 이 여자가...

기억을 못 할 뿐이다.

“야, 너 여기서 자꾸 이러면 나 너 평생 안 볼 거야. 그러니까 이러지 말고... 아~! 야! 너 뭐 하는 거야!!”

내가 그녀를 침대로 밀어 넘어트리자 그녀가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자, 그럼 여기서!

내가 왜 지금 이 여자와 이렇게 자려고 하는지 설명해 주겠다.

너무나 엄청난 일이어서, 아마 믿기 힘들 것이다.

지금 이 여자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전부 내가 직접 겪은 실화다.

그렇게 긴 이야기도 아니니 제발 이 여자처럼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녀가 내 몸에 들어온 것은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

우선, 이름 하나 기억하고 넘어가자.

송. 가. 을.

맞다.

방금 내가 침대로 밀쳐 넘어트린 바로 이 여자다.

우린 같은 동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이성 친구다.

말이 이성 친구지, 서로 불알친구라고 얘기하며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만나면 술 한잔하면서 서로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 여자 친구 뒷담화나 까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이랬네 저랬네 하면서 터놓고 얘기하는 사이다.

그렇게 술잔을 기울이다 거하게 취하면 같이 피시방 가서 밤새 게임하다 헤어지곤 한다.

그런 가을이와 며칠 전 동네 자주 가는 실내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사 일 전.

“야! 내가 그렇게 매력이 없냐?”

가을이가 소주잔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약간 혀가 꼬인 채 말한다.

그러고 보니 둘이서 소주 세 병을 비웠다.

나도 적당히 혀 풀린 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왜? 너 정도면 예쁜 편이지~”

“그지~ 근데 왜 남자들은 나랑 오래가지 못하고 다 헤어지는 걸까?”

“그건... 네 성격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뭐? 내 성격 지랄 맞은 거? 야! 그러는 넌?”

“나? 난 그래서 지금 여자 친구 없잖아~”

“이그~ 없어서 좋겠다. 넌 아마 평생 없을 거야~”

분위기 좋은 남녀의 술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때만 해도 아무 문제 없었다.

보통 내가 가을이와 술을 마시는 건, 이렇게 가을이가 남자 친구랑 헤어지면 잦아진다.

한창 연애를 할 때는 코빼기도 보기 힘들다.

“야! 이거 놔 봐~ 걸을 수 있다니까~”

그녀가 술집에서 나와 비틀거린다.

오늘 그녀의 주량을 조금 넘은 것 같다.

“야, 너 저번처럼 또 자빠질까 봐 그러지~”

“아, 안 취했다니까~”

안 취했다는 말을 하는 거 보니까, 또 많이 취한 모양이다.

보통 적당히 취하면

‘어~ 나 취했나 봐~’

라고 얘기한다.

“야~ 어디 갈까? 피시방 갈까?”

그녀가 비틀거리며 풀린 눈으로 말한다.

“내가 오늘은 특별히 네 서폿 해줄게~”

“오늘은 그냥 가자~ 가을이 너 많이 취했어.”

“피시방 가기 싫어? 그럼 우리 한 잔 더 할까? 가자! 내가 살게~ 어 어 어~~~”

그녀가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걸 간신히 잡았다.

내가 가을이의 허리를 잡자, 그녀가 허리를 뒤로 젖히고 나를 쳐다본다.

“야아~~ 우리 어디 갈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모바일버전 | 자유게시판 | 영화보기
Copyright © prologuetoo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