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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마을 우물골에 한 외부인이 들어오게 되고, 차원이 다른 물건을 가진 외부인을 여자들은 가만두지 않는데...

진격의 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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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본문

<1화 - 우물골>

때는 조선 초.

‘우물골’이라는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으니.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 이렇게 평범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특색 없는 그저 그런 마을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것은 이 마을 사람의 낮 일과뿐, 밤에는 좀 얘기가 달라진다.

우물골마을의 외곽에 있는 작은 초가집으로 가보자.

아이를 재우던 엄마의 자장가가 끝나자 집안의 호롱불이 꺼진다.

이때를 기다리던 만식이가 아내에게 은근슬쩍 다가가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한다.

“저기... 함 할까?”

“그러든지...”

만식이가 서둘러 아내의 옷을 벗기고 자신의 성기를 넣을 준비를 한다.

“자~ 그럼... 한다. 아읍...! 아읍! 아으...”

“끝이여?”

“응. 와야?”

“아녀. 잘혔어.”

처음 같이 눕는 것부터 모든 일이 끝나기까지 정확하게 딱 1분 걸렸다.

그렇다.

이 마을 사람들 남자들은 모두 조루다.

조루라 함은 평균 남자보다 빨리 사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만식이는 조루일까?

다음날.

어제 일을 치렀던 만식이가 우물 근처 축 늘어진 버드나무 그늘 아래에서 친구 만석이에게 무용담을 털어놓는다.

“아, 진짜랑께~~”

“진짜여? 어제 그랬단 말이여?”

“아따~ 그랬당께~ 아주 마누라가 좋아 죽었당께.”

“어제 몇 번이나 했는디?”

“나가 몇 번을 했냐면... 어제 세 번 정도 했지 아마~”

“뭐? 세 번이나? 구라 아녀?”

“어메~ 못 믿겄어? 아따 이거 보여 줄 수도 없고...”

“알았어. 알았어. 아이고... 힘들었겠구만.”

만식이가 갈대 하나를 꺾어 입에 물고 거드름을 피며 말하자 만석이가 엄지를 치켜든다.

만식이가 어제 저녁 세 번을 했단다.

여기서 얼핏 들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세 번 같지만, 이들이 말하는 세 번은 성기가 삽입되고, 그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인 횟수를 말한다.

왔다 갔다 세 번.

그렇다.

정확하게 다시 말하겠다.

왔다 갔다 세 번!

이건 누가 봐도 심각한 조루다.

그렇다면 정말 만식이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다.

우물골마을의 남자들 모두 다 이렇다.

그러고 보면 조루란 평균보다 빨리 사정하는 것이니, 여기 평균으로 친다면 오히려 조루는 병이 아니고 지극히 정상인 것이다.

그러니 누구 하나 자격지심도 창피함도 느끼지 않는다.

한술 더 떠 이 우물골의 남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작은 성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성능도 시원찮은데 크기마저 시원찮은 것이다.

“워메~ 난 한 번도 간신히 하는데... 정말 대단하구먼...”

“솔직히 한 번은 좀 심한 거 아녀? 적어도 두 번은 해야지~”

“아, 알았어! 잘난 척 좀 그만 혀~ 한 번이나 두 번이나 거기서 거기지...”

만석이 말대로 왔다 갔다 횟수가 한 번이면 어떻고 두 번이면 어떻겠는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걸 가지고 만석이를 놀리느라 만식이가 신이 났다.

우물골마을은 외부로부터 고립되어있는 특성상 다른 마을과의 교류가 없어, 그냥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이 마을 여자와 결혼해 살다가, 이 마을에서 죽는다.

그러니 나도 그렇고, 옆집의 그놈도 그렇고, 어떤 놈이든 다 그렇게 밤일을 치르니 원래 성관계는 이렇게 하는 거다... 라고 생각해, 모두 당당하고 떳떳하다.

여자?

일단 여기 마을 여자들은 모두 놀랍게도 정상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평균의 정상.

그럼 불만을 가질 만도 하지 않을까?

아니다.

여기 여자도 우물골 남자 말고 다른 남자를 만나 본 적이 없다.

만나기는커녕 우물골 남자들 말고 일반적인 남자의 성기 크기와 성능에 대한 얘기조차 들어 본 적 없다.

고기를 먹어 봐야 고기 맛을 안다고 우물골 여자들은 고기 맛은 고사하고 고기 냄새도 맡아 본 적 없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 여자들은 모두 남자는 원래 다 우물골 남자와 같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얼핏 들으면 참으로 불쌍한 여자들만 사는 마을 같이 느껴지겠으나, 사실 이 마을처럼 평화로운 마을도 없다.

다른 건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 마을에서 강간이나 불륜, 기타 성범죄 같은 건 일어난 적이 없다.

워낙에 성 기능이 시원찮으니 남편이 바람을 필까 걱정을 할 필요도 없고, 부인이 딴 놈과 하룻밤 불장난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자! 정리하자면 이렇다.

남자들의 성기가 좀 많이 작고, 심하게 빨리 사정한다.

그것 말곤 아주 평화롭고 살기 좋은 마을이다.

그런데...

이런 마을에 평화를 깨는 불씨가 되는 사건이 하나 발생한다.

만식이의 무용담을 더 이상 듣기 싫었는지 만석이가 화제를 급하게 바꾼다.

“아 맞다! 그거 들었어?”

“뭐?”

“거 뭐시냐... 아직도 숨이 붙어 있다던디~”

“아~ 그 폭포에서 떨어진 외지인~! 아따 거기서 떨어지고 살았으면 정말 신이 도운 거네. 근데 시방 어디 있는 겨?”

“뭐, 일단 밥도 먹여야 되니께, 주막에 있는 모양이 던디.”

이것이 뭔 얘긴고 하면, 오늘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중간쯤, 마을의 입구에 있는 폭포에서 외지인이 떨어져 다쳤다는 것이다.

다행히 산딸기를 따러 갔던 동네 꼬맹이들이 발견해서 주막에 눕히고 현재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

폭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마을이 외지로부터 지금까지 고립 아닌 고립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 폭포 때문이다.

마을은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가로막혀있다.

거기에 커다란 폭포수가 물안개를 일으키고 있으니, 절벽 위에서 보면 뿌연 물안개에 가려 아래에 있는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

누가 봐도 완벽하게 마을이 은폐되어 있는 것이다.

예전엔 마을을 나가고 싶어 하는 호기심 넘치는 젊은이도 몇 있었다고 한다.

전해 들은 얘기지만, 한때 젊은이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절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려 시도했었다고 한다.

허나, 직각으로 된 벽은 단단한 바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무른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쪼개지기 쉬워 올라가다 떨어져 낙사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누구도 벽을 타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벽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밖으로 나갈 방법은 없을까?

그래, 마을 밖으로 나가거나 들어오려면 유일한 출입구가 바로 이 폭포인 것이다.

하지만, 거친 물살을 헤치고 기어 올라가거나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시도한 적은 없다.

결론적으로, 밖에서도 이 마을은 보이지 않으니 존재를 알 수 없고,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으니, 자연적으로 외부로부터 고립 아닌 고립이 된 마을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난 이따 저녁 먹고 주막으로 가볼까 하는디... 어쩔껴?”

“안 그래도 마누라가 구경가자고 하더라고~”

“아, 그럼 이따 주막에서 봐잉~”

만식이와 만석이가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시간이 지나 우물골에 해가 저문다.

높은 절벽 때문에 좀 더 일찍 해가 기운다.

처음 누가 이런 낭떠러지 절벽 아래에 거처를 두었고, 왜 이런 마을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

그냥 오래전 구전동화처럼 희미하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만 있을 뿐,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람도 없고, 그것마저도 믿는 사람도 없다.

어쩌다 노망난 노인 할아범이 술 한 잔 먹으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젊은 청년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이 전부다.

“마을을 잘 지켜야 돼.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야 된당께!”

노인이 주막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친다.

외지인의 소식을 듣고 잔뜩 화가 났는지 지팡이를 휘두른다.

하지만 모두들 또 노망이 도졌구나...라고 생각할 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중 친절한 청년 하나가 왜 외지인을 못 들어오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지만, 노인은 그저 역정만 낼뿐 이유를 대지 못한다.

자~ 이제 우리도 그 외지인이 있는 주막으로 가보자.

저녁밥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

탁주를 마시고 있는 손님 말고도 오늘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모두 외지인의 소문을 듣고 몰려든 것이다.

“아, 구경났나! 좀 비켜 봐라~ 장사 안된다~!”

신경질적으로 주모가 손사래를 치며 구경꾼들을 내쫓아 보지만 모두 아랑곳하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커진다.

마을에 주막이 생긴 이후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주막에 있는 작은 방에선 이곳 의원이 외지인의 머리에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

지켜보던 만식이와 만석이가 외지인을 보더니 얘기한다.

“뭐시여? 우리랑 똑같구만...”

“아, 그럼~ 뭐 뿔이라도 달린 사람으로 생각했는가?”

“뿔은 아니어도...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했지...”

여기저기 술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외지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동경이 있었던 마을 사람들 중에는 실망한 사람 반, 안도한 사람 반이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외지인이 막상 자기들과 너무 똑같은 모습에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당장 내쫓아야 된당께~!”

노인네가 또 술 한잔 걸친 모양이다.

역시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구경을 하던 사람들도 이네 호기심이 충족됐는지 하나둘씩 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어느덧 해가 완벽하게 넘어가 캄캄한 밤이 되자, 손님들도 다 사라지고 주막엔 주모와 외지인만 남게 된다.

주모는 왜 이놈을 병수발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듯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자기 방에 누워있는 외지인을 쳐다본다.

병으로 남편을 일찍 잃고 젊은 나이에 주막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같은 나이의 여자보다 더 억척스러워져 미간에 주름이 있고, 손마디도 굵다.

한때는 사랑받는 아내였으나 지금은 어떤 남자도 거들떠보지 않는 여자인지라 특별히 외모를 꾸미는 것도 없다.

그래도 아직 젊은 나이라 몸은 다부지고 얼굴도 팽팽하다.

“저기요... 좀 괜찮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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