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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이사한 원룸에서 총각귀신에게 목표물로 찍힌 혜연. 총각귀신에게 벗어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찾다가 영매의 말을 듣고 파트너 만들기에 돌입하는데...

내가 떼어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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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본문

“아아…. 그만…. 하읏!”

혜연은 거칠게 자신의 가슴을 애무하는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남자는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그저 욕망으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한 채로 그대로 그녀의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는 그녀의 유두를 입안에 넣은 채 혀를 움직거릴 뿐이었다.

“아앙…. 아아!”

결국 그녀는 저도 모르게 음란한 신음소리를 입 밖으로 흘리고 말았다.

“가만히 있어. 내가 기분 좋게 해줄 테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자신의 손가락을 그녀의 다리 가랑이 사이로 가져갔다.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싫다고 표현했지만, 남자는 그녀의 그런 저항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자신의 손으로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감싼 속옷 위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하읏…. 하아…….”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틀며 남자로부터 벗어나려고 했지만, 남자의 묵직한 몸이 그녀를 위에서 내리누르고 있었기에 도저히 그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너도 좋잖아. 밀어내려고만 하지 말고 즐겨 보라고.”

남자가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의 귓가에 대고 타액이 묻은 혀로 그녀의 귓불을 핥으며 음란하게 지껄였다.

“아흐…. 싫어!”

그녀는 다리에 힘을 주어 남자를 발로 차보려고 했지만 도무지 몸에서 기력이 다 빠져나간 듯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이것 봐. 싫다면서 밑은 다 축축하게 젖었는데? 위의 입과 아래 입이 어째 서로 말이 다르네. 이럴 때 내가 믿는 건 아래 입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그녀의 구멍 안에 넣고 그녀의 우둘투둘한 질벽을 더듬기 시작했다.

“흐아! 그만해!”

그녀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엄청나게 이상하면서도 저릿저릿한 감각에 몸부림을 치며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남자는 떡하니 버티고 서서 요지부동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에 힘을 주어 오므리려고 했지만, 남자의 거센 악력에 붙들린 그녀의 발목에는 도통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어느새 그녀의 귓가에는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아…. 나 저 남자가 이러는 거 너무 싫은데 몸은 저 사람의 애무에 반응하고 있다니!’

그녀는 자신이 음탕한 요부라도 되는 것만 같아 몸서리가 쳐질 지경이었다. 언제부터 자신의 몸이 이렇게 음란했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몸은 남자에 의해 거칠게 다루어지면서도 이성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천장을 향해 발딱 솟은 분홍색 유두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던 남자가 그것을 살짝 비틀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흐아…. 아앙……!”

그녀는 결국 자신이 듣기에도 민망한 교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도무지 이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몸이 그의 애무를 받아들여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온몸은 아까 샤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땀에 흠뻑 젖어 노곤해져 있었다.

“이쁜아, 어디 네 거기 맛 좀 보자. 흐흐흐.”

남자는 게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섬뜩하게 쳐다보더니 이윽고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파묻고는 그녀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핥기 시작했다.

“흐응…. 아아……!”

남자의 혀가 요란하게 그녀의 구멍 안으로 밀고 들어올 때마다 그녀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란하게 꿈틀대며 움직였다. 하지만 남자는 도리어 그녀의 그런 반응에 더욱 흥분한 눈치였다.

“카흑…! 여자에게서만 맛볼 수 있는 이 달달하면서도 톡 쏘는 느낌……! 내 살아생전 왜 이런 재미를 미처 몰랐을까?”

남자는 자신의 입 주변에 묻은 그녀의 애액을 혀를 내밀어 핥으면서 음란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남자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자신이 살고 있던 영역을 침범해 들어온 이 색기 가득한 여자를 어떻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쁜아, 넌 이제 내 것이야. 여기서 나랑 이렇게 쭉 같이 즐기자.”

그가 손을 들어 그녀의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을 때였다.

어디선가 수탉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수탉 울음소리를 녹음한 어떤 소리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남자의 고막을 괴롭히고 있었다.

‘젠장! 내가 싫어하는 수탉 소리잖아! 이제 막 본격적으로 맛 좀 보려고 했더니만……!’

남자는 자신의 눈앞에 차려진 다된 밥상을 놔두고 그녀 앞에서 모습을 감춰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고 화가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육신의 몸을 입은 존재가 아닌 원혼을 가지고 떠도는 객귀였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 수탉 울음소리는 비록 녹음된 소리라고 해도 몸서리 처지게 두려운 존재였다.

‘이쁜아, 내가 침 발라 놨으니까 넌 내 꺼야. 알았지? 어디 도망가지 말고 이 집에 꼭 붙어 있어야 한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뜨거운 숨을 내뱉는 여자의 나신을 내려다보며 아쉬운 표정으로 스르륵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드디어 남자에게서 벗어나게 된 그녀가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누워있던 침대에서 땀에 흠뻑 젖은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시야에 창가 너머로 새어드는 길가의 가로등 불빛이 눈에 들어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아직 바깥은 밤이 깊어서인지, 이렇다 할 소리 하나 나지 않은 채 온통 적막감에 휩싸여 있었다. 오직 그녀가 있던 방에서만 그녀의 뜨거운 한숨 소리와 쌕쌕거리는 거친 호흡만이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을 따름이었다.

‘벌써 몇 번째인 거야, 이런 음란한 꿈을 꾼 게…….’

그녀는 눈이 빛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잠결에 어느새 흘러내린 잠옷 원피스 자락을 손으로 끌어당기면서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로 연이어 사흘으로 연속 똑같은 남자가 꿈에 나와 자신을 겁탈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느끼자 그녀는 온몸에 피로감이 가득했다.

‘이사한 지 며칠 안 되어서 몸이 피곤해서 그게 꿈으로 표출되는 건가?’

그녀는 자신이 그런 꿈을 꾸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요새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이사를 해서 기력이 달려서 그런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는 그녀였다.

그녀가 이곳 원룸으로 이사 오게 된 것은, 그간 대학 졸업 이후 그녀와 함께 쓰리룸에서 쭉 같이 살던 친구가 한 달 뒤엔 결혼을 하기 때문에 그녀와 같이 룸메이트 생활을 지속할 수 없어서였다. 그녀 혼자서 그 넓은 쓰리룸의 월세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었다.

결국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혜연은 퇴근 후에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새 보금자리를 찾아다니느라 한동안 바쁜 저녁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녀의 현금 상황에 맞으면서도 지하철역과 가깝고 방 내부 상태도 좋았던 이 원룸 방은 그녀가 고생고생해가면서 발품을 팔아 찾아낸 새 보금자리였다.

희한하게도 이 방은 원룸치고는 방 크기도 큰 데다가, 그전에 살던 사람이 방을 나간 뒤로 한동안 꽤나 사람이 사용하지 않았었는지 깔끔하게 정돈된 점이 그녀의 마음에 쏙 들었었다. 하여, 기쁜 마음으로 이곳 원룸으로 이사를 왔건만 이사 온 첫날 밤부터 그녀는 평소에는 꾸지도 않던 음란한 꿈을 생생하게 꾸고야 말았다.

자기 자신이 그렇게 처절하게 남자에게 범해지는 꿈은 꾼 적이 없던 터라, 그녀는 꿈속에서 마치 그것이 현실인 양 너무나 절실하게 자신의 내부 깊숙이 침범해 들어오려는 남자를 필사적으로 막느라 갖은 애를 써야만 했다.

그렇게 그녀를 향한 욕정으로 끓어오르는 남자를 겨우 떼어내고 한숨 돌리고 나면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두 눈이 팍 뜨였다. 그러기를 오늘이 벌써 사흘째였으니, 그녀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정말 이 집에 무슨 한 번도 못 해보고 죽은 총각귀신이라도 붙었나? 진짜 이게 다 무슨 일인 거야.’

급기야 그런 민망하고 야한 꿈을 삼 일이나 연달아 꾸고 새벽에 눈을 뜨고 보니, 그녀는 자신이 이런 음란한 꿈을 꾸는 이유를 평소에 믿지도 않던 귀신에게서 찾기에 이르렀다.

‘진짜 주말 되려면 아직도 이틀이나 더 남았는데 미치겠다, 윤혜연!’

그녀는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쉰 채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고 해보았다. 하지만, 어젯밤에도 그저께 밤에도 결국 이렇게 눈을 뜨고 나면 날이 밝을 때까지 한숨도 잠이 들지 못하기를 반복했기에 다시 잠을 잘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

그렇게 혜연은 침대 위를 이리저리 구르다가 어느 순간 까무룩 잠이 들고 말았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시곗바늘은 이미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난 아홉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떡해! 늦었어!”

혜연은 결국 그날 아침, 매일같이 정해놓은 휴대폰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늦잠을 자고 말았다. 하필이면 오늘 오후 열 시에는 본부장님도 참석하시는 중대한 회의에서 그녀가 맡은 신제품에 대한 브리핑이 예정되어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열 시 전까진 가야 해!”

그녀는 단 십 분 만에 얼굴 화장과 머리 손질을 마치고는 정장 차림으로 급히 집을 나섰다.

“아차! 신발이 이게 뭐야!”

그녀는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가다가 문득 자신이 슬리퍼를 신고 있음을 깨닫고는 재빨리 달려 올라가 슬리퍼를 벗어 던지고 적당한 굽 높이의 단화를 꺼내 신은 뒤, 서둘러 계단을 내려 달려가기 시작했다.

삼 일 내내 잠을 설친 그녀를 하늘이 불쌍히 여겼는지 평소 같으면 잘 잡히지 않는 택시가 잘 잡혀서 그녀는 회사 앞에 열 시 십 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아…. 다행이다. 오늘 내 운은 이걸로 다 쓴 것 같아.”

그녀는 택시기사에게 잔돈은 가지시라고 말씀드린 뒤, 서둘러 택시에서 내려 가방에서 얼른 사원증을 꺼내 목에 걸고는 사옥 건물로 들어섰다. 그녀가 건물에 들어서자, 종종 야근을 하면서 얼굴을 마주치는 경비원이 그녀를 보고는 설핏 웃으며 고개 인사를 해주었다. 지각한 터라 멋쩍은 그녀는 경비원을 향해 어색하게 웃어 보이고는 얼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회사 사무실이 있는 3층으로 향했다.

그녀가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사무실을 향해 가려고 했을 때였다. 그녀가 방금 내렸던 엘리베이터 바로 옆 라인의 엘리베이터가 내리더니 항상 단정한 수트에 각 잡힌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풍기는 본부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뚝 솟은 콧날은 종이라도 벨 듯이 날카로웠고 얼굴을 가로지르는 진한 눈썹과 그 밑에 보이는 적당한 크기의 진중한 눈동자와 날렵한 얼굴선까지 모든 것이 신이 빚은 창조물처럼 완벽해 보이는 본부장의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마주한 그녀는 순간 자신이 지각했다는 상황도 잊고 잠시 그의 우월한 외모를 숨죽여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녀는 적당히 미소를 지으며 그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얼른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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