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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된 지가 벌써 1년이다.˝우리 그동안 너무 숨기고 살았잖아. 이제 좀 달라지자.˝나는 아내의 당당한 선언에 웃기게도 동의해버렸다.

음란한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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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가 벌써 1년이다.

처음에는 그저 친한 언니와 동생들끼리 친목을 다진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아내가 댄스 학원에 등록한다고 했을 때 그녀의 큰 골반과 삼바가 떠오르는 엉덩이 덕분에 흔쾌히 동의했다.

아내의 춤 실력은 대단했다. 의외였다. EXID의 ‘위아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동료들부터 반응했다. 술자리에서는 노골적으로 잠자리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완섭 씨. 부러워.”

“무슨 소리야?”

“당신 아내 말이야. 이름이 윤미리 씨라고 하던데. 맞지? 영상 봤는데 진짜 섹시하던데.”

“......”

“이런 말 하니까 불쾌한가? 미안.”

말이 통하는 회사 동료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당황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친구라도 있어서 회사 내에서 입을 열고 사니까.

“하하,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내가 솔직히 털어놓을게. 내 아내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춤은 추지도 못해. 끼가 없거든. 게다가 그 엉덩이 말이야. 골반도 그렇고. 진짜 죽이더군.”

“그래도 그렇지. 좀 심하네.”

아내가 에로 영화배우로 전락한 것 같았지만, 묘하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내는 고지식한 사람인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날 이후로 상황은 달라졌다.

아내는 서울 내의 K대를 졸업하고,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심리학이나 경제학도 공부하겠다고 열의를 보였지만,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전공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아내는 여전히 천직을 찾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 와중에 결혼했다. 아내의 솔직함과 다정함이 마음에 들었다. 가정에 충실할 것처럼 보였다. 지식을 쌓겠다며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일이 많았지만, 아이 교육에 있어서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 아내가 쓰러졌다. 스트레스성 신경과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했을 때 온 가족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급하게 승용차로 이동하고 있을 때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이 세상에 없다고 상상하니 끔찍했다.

하지만 아내는 하루 만에 훌훌 털고 일어났다. 이후에 정신과 의사와 몇 차례 상담을 했는데 죽었다 살아나서 그런 건지 많이 활발해졌다.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했다.

“EXID의 ‘위아래’ 알아? 정말 섹시하지?”

그동안 아이돌이나 걸그룹 등은 아내한테는 관심 밖이었다. ‘섹시’라는 말도 아내 입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나온 EXID, ‘위아래’, ‘섹시’ 때문에 어안이 벙벙했다.

“몰라? EXID라는 걸그룹? 의상도 야하잖아. 나도 한 번 춰볼까?”

“하하, 나야 좋지. 그런데 너무 갑자기 변하는 거 아니야?”

“당신도 쓰러졌다가 깨어나 봐. 세상이 달라져 보여.”

“그래, 이해해.”

아내가 무엇을 하든 다 도와줄 생각이었다.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아내는 몰랐지만,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대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회사 동료가 말한 것처럼 아내의 골반과 엉덩이, 그리고 가슴까지...... 침대 위에서 그녀의 몸을 탐하는 일만큼 황홀한 적이 없었다.

회사 동료들도 내심 그런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의 댄스 영상이 올라온 뒤였다. 게다가 아내가 댄스 대회에 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말 한 번 붙이지 않던 직원들까지 접근해왔다.

결과는 우승. 놀라웠다. 심사위원이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나 우승했어! 회식하고 가야 하니까 좀 늦을 거야!”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는 끊겼다. 아내의 변화가 낯설었지만,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활발해져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수상한 점을 느낀 건 첫 외박 때문이었다. 댄스팀과 함께 근교로 놀러 간다고 했다가 갑작스럽게 외박을 하겠다고 전화가 온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외박을 하겠다는 아내한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는 그런 마음도 모르는지 이번에도 대답을 제대로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남자네.”

회사 동료가 말했다.

“신경과민으로 쓰러졌다가 깨어나서 그래.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고 하는데.”

“그거야 이해하는데. 그렇게 섹시하고 예쁜데 남자들이 그냥 두겠어? 그 댄스팀에 남자는 없어?”

“남자는 없고, 여자만 있지. 그래서 나도 동의한 거고.”

“댄스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으니 남자들이 좀 달려들겠어?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

기분은 나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부럽다. 그런 예쁜 와이프도 있고.”

“농담 좀 그만해.”

“댄스 한 뒤로부터 섹스는 했어? 최근에 했어?”

“응. 했지. 댄스 대회 우승한 뒤로.”

“후후, 부럽군.”

회사 동료는 남은 맥주 한 컵을 들이켜고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내 와이프가 그렇게 부러워? 한숨까지 쉬고. 땅 꺼지겠네.”

“후후, 그게 아니고. 내가 요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어.”

“뭐? 정말? 대박이네. 어떤 여자야?”

“술집에서 만났어.”

“흠, 그렇군. 대화가 통하나?”

“응, 아주 많이. 나도 놀라울 지경이야.”

“우리가 알게 된 지가 벌써 5년이 지났는데 이런 조언해도 될까?”

“얼마든지.”

“섹스하고 싶으면 해.”

“알았어, 친구.”

회사 동료는 응어리라도 풀렸는지 호탕하게 웃으며 건배를 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자 아내가 와 있었다. 우승한 다음부터는 더 쾌활해졌다. 지켜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는 찜찜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점 아내 관심 밖으로 멀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

“나, 남자 만났어.”

식사 도중에 나온 말이었다. 양념갈비와 부대찌개. 연어 회까지.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잘했어.”

우스갯소리로 흘려듣고 넘어가려 했지만 아내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작정한 눈치였다.

“섹스했어. 남자하고.”

“뭐 하자는 거야?”

수저를 놔 버렸다. 이제 맛있는 식사는 틀렸다.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야. 난 숨기는 게 싫거든. 댄스 연습할 때부터 옆에서 지켜본 남자야. 아이돌 백댄서 출신.”

“그만하자.”

“아니, 끝까지 들어봐. 그다음에 자기 할 말 있으면 해.”

아내는 바람을 피운다는 말을 하면서도 미안해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쓰러진 뒤부터 그동안 내가 참 답답하게 살았다는 걸 깨달았어. 하고 싶은 말도 못했고, 하고 싶은 일도 못 했고, 계속 가슴속에 가둬두기만 하고 풀지 못한 거야. 그런 인생이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몰랐어. 이제 안 그러려고.”

“그래서 결론이 바람을 피우는 거야?”

아내는 손으로 제지했다.

“변명하고 싶지 않아. 그냥 내 인생을 즐길래. 솔직히 자기도 내 엉덩이랑 가슴이 좋잖아. 댄스 영상 올라온 거 보고 자위하는 남자들 많을걸? 댓글 봤어? 내 다리 만지고 싶다는 남자들이 줄을 섰어.”

“천박하네.”

“솔직한 거지. 자기도 이제 솔직해져. 할 말도 못하고 사는 인생, 이제 답답하지 않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내의 논리를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욕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에 내가 어떤 남자를 만났고, 섹스까지 했는지 다 알려줄게. 자기도 그러고 싶으면 해.”

“그게 뭐야? 게임 같은 거야?”

“음, 계약 같은 거라고 해두자. 우리, 그동안 너무 숨기고 살았잖아. 하고 싶은 말도 안 하고, 이제 좀 달라지자.”

이혼부터 한다고 으름장을 놔야 했지만, 웃기게도 동의해버렸다. 이제 아내 몰래 야동을 보고 자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기도 했다.

우리 둘은 당일 밤에 곧바로 섹스했다. 큰 가슴과 엉덩이가 유독 아내의 퇴폐미를 강조하는 것 같았다. 아내의 입안으로 페니스를 넣으려고 했지만, 의지는 아내가 더 컸다.

“오늘 밤은 내 거야. 자기 자지도 마찬가지고.”

그날 밤은 아내의 새로운 성향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사디스트가 짙다는 점도 발견됐다. 신선한 경험이었지만, 다른 남자가 아내를 만진다는 상상이 들자 좌절감도 들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아내는 자유분방한 섹스를 원했다. 아이돌 백댄서 출신의 그 남자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 두 번째 남자는 근방에 사는 젊은 대학생이었다. 그를 집으로 불러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눈치는 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밤은 아내의 시간이었으니까.

“오늘 예쁘장하게 생긴 대학생이 나한테 반해서 어떻게 한지 알아? 궁금하지?”

페니스를 넣고 격렬한 섹스 중에 아내가 희열에 빠진 채 입을 열었다. 섹스 도중에 나온 말이라서 당황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궁금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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