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주인님
페이지 정보
본문
“하, 하아- 주인님.”
자신보다 커다란 남자가 구속구에 손목과 발목이 묶여 옴짝달싹하지도 못한 채로 침대 위에 속박되어 있었다. 잔뜩 흥분한 남자의 좆은 자신의 음모와 복근 부근을 애액으로 묻히며 잔뜩 더럽히고 있었고 그러한 남자의 성기처럼 남자의 유두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솟아올라 있었다. 그 솟아오른 유두를 아플 정도로 집고 있는 니플 집게에 달려있는 방울은 그가 몸을 들썩거릴 때마다 귀엽게도 딸랑딸랑거리고 있었다.
“아직 2분 남았는데.”
“못, 참겠어…요. 주인님. 주인님…”
그러한 속박되어 있는 남자의 곁에 물끄러미 그를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여자가 흘깃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바라본다. 요도 카테터로 차라리 사정을 못 하게 막는 것이 편할 정도였다. 스스로 자의로 사정을 못 하는 이 쾌락이 더 고통스러웠다.
고통스러우면서도 그 고통 끝에 찾아오는 찌릿한 쾌감에 이가 달달 떨리고 치가 떨리는 정도였다. 그러한 쾌감을 남자가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는 듯 검은색의 슬립을 입고 있는 여자가 손을 뻗어 이내 남자의 애널에 박혀 있는 딜도의 진동기를 달칵 소리와 함께 켜자 남자의 허리가 그대로 공중으로 뜨여 올라가진다.
“주인…님!”
“야해라. 우리 멍멍이 하준이는 언제 봐도 이렇게 야해 빠졌네. 구멍 쑤셔 주니깐 좋아? 응?”
검은색의 딜도가 진동을 하면서 하준의 전립선 부근을 마구잡이로 문지르면서 진동을 하기 시작하자 하준의 입가에 타액이 쾌락에 이기지 못해 양쪽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착실하게 사정하지 말라는 말에 아랫배에 힘을 잔뜩 주었는지 복근이 더 선명하게 보이자 인례는 그러한 매끈한 복근을 쓰다듬으며 입맛을 다신다. 아무리 봐도 꼴리는 자태를 가진 남자였다. 처음부터 자신이 이러한 섹스를 즐겼던 것은 아니었다.
사귀는 남자가 없던 것은 아니었고 평범한 섹스인 바닐라도 해봤다. 그저 그 섹스에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고 러브젤이 없으면 아래가 적셔지지도 않아 뻑뻑했다. 그저 의무로 하는 섹스에 자신이 불감증이라 믿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BDSM을 알게 되고 그중 자신의 성향이 사디스트이자 도미넌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아래 이렇게 상대를 깔고 지배하며 울려야 흥분하는 성향. 말로만 듣던 홍콩을 이 행위로 자신은 볼 수 있었다.
“하아, 못 참겠어.”
인례가 작게 중얼거리고는 이내 다리를 벌리고 가볍게 그의 몸 위를 올라탄다. 그 묵직한 무게감에 헐떡이고 있던 하준의 눈동자가 잔뜩 떨리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그러한 그의 눈동자를 마주보며 손으로 니플 집게를 더 꽉 조여 튀어나온 빨간 유두를 튕기자 그 반동으로 서 있던 그의 좆이 저절로 자신의 갈라진 틈을 찌르며 문질러진다. 그와 동시에 맞춰 놓았던 알람이 울리자 인례가 자신의 젖은 질구를 그의 좆에 마찰하면서 비비다가 씩 웃어 보인다.
“시간 됐네. 그럼 우리 멍멍이 이제 상을 줘 볼까.”
그렇게 말한 그녀가 그대로 푹, 퍼억. 하고 한 번에 그의 좆을 삼켜 박아 넣는다. 안에 곽 차는 느낌에 인례가 고개를 꺽 어 천장을 바라보며 황홀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러고는 손을 뒤로 뻗어 아직도 진동을 하고 있는 딜도를 잡아 추삽질을 하며 거칠게 하준에게 명령한다.
“뭐해! 움직여! 너 혼자 즐길 거야?”
그러한 그녀의 말에 그가 들썩들썩 허리를 움직이며 자신의 안에 커다랗고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좆을 박아대기 시작한다. 아, 어찌 안 꼴릴 수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때 이 자를 받아들인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때는 몰랐지. 그와 자신이 이렇게 상성이 잘 맞는지 말이다.
**
“꺄아악!”
고막이 터져나가라 비명을 지르고 소란스럽다 못해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인례는 무표정으로 그러한 그들을 통제한다. 아직 연예인을 본 것도 아니면서 극성팬들은 벌써부터 공연장 건물에 걸려있는 연예인의 현수막을 보고 소리를 지르고 사진을 찍으며 들떠 있었다. 외관 통제를 담당하게 된 인례는 귀에 꽂은 리시버를 한 번 더 고정하고는 몇만 명의 군중들을 보며 한숨을 쉰다.
“질서 지켜주십시오! 위험하니 뒤에서 밀지 마세요!”
목이 터져라 외치며 주의를 주고 질서유지를 관리하며 인례는 저절로 지어지는 험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을 바라본다.
“와, 저 언니 인상 무섭다.”
자신을 보고 수군거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이제 익숙했다. 경호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화장을 해서는 안 되었고 약하게 보여서도 안 되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미간을 좁히고 눈을 최대한 부라리며 엄격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관리업체가 통솔이 안 될 만큼의 어마 무시한 규모의 콘서트라 경호원인 자신들까지 통솔에 투입이 되어 몸이 더 피곤해질 하루였다.
‘긴급, VIP 돌발상황. 서쪽 편의점 출몰.’
귀에 꽂고 있는 리시버에 짧게 단어로만 상황을 전달받은 그녀가 다급하게 그쪽의 장소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아오, 이 씨발새끼.”
누군가 듣지 않게 작게 욕을 읊조린 인례가 더 빠르게 VIP라 칭하는 하준이 있는 곳까지 뛰어가자 이미 편의점 근처는 사람들로 인하여 둘러싸여 있었다. 그걸 본 인례가 거칠게 튀어나온 욕을 한 번 더 읊조리고는 이내 그 인파를 뚫고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선다.
그곳에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푹 쓴 하준이 여유만만 몸짓과 표정으로 바나나우유를 입에 물고 있었다. 그러고는 그 주위에 선배 경호원들과 매니저가 쩔쩔매고 있었다.
“하준아. 필요한 게 있으면 나보고 사달라고 하지.”
“하준 씨, 갑자기 이러시면 저희도 곤란합니다.”
“…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있어 온 거고. 그리고 그쪽은 이런 상황에 날 안전하게 공연장 안으로 데려가는 것이 일 아닌가?”
“하준아아.”
하준의 말에 매니저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피곤한 얼굴로 그를 부르고 경호팀장은 한숨을 푹 내쉴 뿐이었다. 뻔뻔하게 미안한 내색 하나 없는 그를 보고 있자니 속이 들끓는 인례가 이내 성큼성큼 그에게 다가가자 그러한 자신을 본 경호팀장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외친다.
“야, 주인례. 너는 왜 왔어! 권상욱! 저 미친 투사 잡아!”
“어어, 선배!”
씩씩거리며 다가온 인례가 이내 쾅 하고 하준의 옆에 있던 테이블을 힘껏 손바닥으로 내려치자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그녀를 그가 쳐다본다.
“당신, 지금, 밖에 인파 안 보입니까? 당신이 이렇게 돌발행동하시면요.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소중한 팬들도 다쳐요. 알아요?”
그러한 화난 자신의 목소리에 하준의 고개가 자신 쪽으로 돌아지더니 똑바로 자신을 바라본다. 그러한 그의 모습에 꿈틀 미간이 움직여졌다. 자신을 이렇게 똑바로 바라보는 그를 벌주면서 자신의 아래 깔아 울려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 그녀는 후, 하고 숨을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거친 손짓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헝클인다.
“아하하.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워낙 열정적이라. 투사 그만 못해? 가서 길 확보나 얼른 해.”
“미안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내가 지 전담 경호원도 아닌데 그러다 내가 밖에 나가서 입 털면 어쩌려고 저딴 식으로 나온 데요?”
대놓고 하준의 앞에서 그의 욕을 하자 경호팀장이 얼굴이 더 새하얗게 질리며 이내 인례의 등짝을 서슴없이 철썩 때리며 자신을 상욱에게 밀어 버린다.
“하하, 죄송합니다. 워낙 성격이 거지 같은 친구라… 걱정 마십시오. 비밀보장, 신하준 씨의 프라이버시는 확실히 보장합니다.”
그러한 경호 팀장을 날카롭게 보다가 자신을 보는 시선을 느낀 인례가 하준을 보다가 가운뎃손가락이라도 들어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는 편의점 사장에게 다가간다.
“여기 뒷문 있습니까?”
“네? 아네. 창고 쪽 뒷문이 있기는 한데… 저 사람들 좀 얼른 어떻게 해주면 안 돼요? 이러다 가게 유리창 깨지겠어요.”
“죄송합니다.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선배 그 성격 좀 죽이라니깐.”
퇴로를 확보한 인례가 이내 그쪽은 괜찮은지 확인을 하러 걸음을 옮기자 그러한 자신을 따라온 후배 상욱이 가뜩이나 짜증 나는데 찡찡거리기 시작한다.
“성격 죽이게 생겼어? 싸가지가 없잖아. 저거.”
“선배 은근히 일상생활에서도 돔 성향 나온다니깐요? 모든 사람들이 다 선배한테 복종할 거라는 생각…”
“권상욱.”
상욱의 말에 뒷문을 열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인례가 몸을 빙글 돌려 차갑게 내려앉은 목소리로 그를 부르자 상욱의 커다란 체구가 흠칫하고 크게 떤다.
“네가 내 섭이 아니라서… 그냥 냅두는데, 건방진 말은 1절만 하자?”
그러한 인례의 말에 상욱의 뺨이 붉게 달아오르자 그러한 그를 본 인례가 이내 손을 뻗어 가볍게 붉어진 뺨을 조금 아프게 툭툭 쳐 보인다.
“너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하지 말고.”
“… 누나. 난 누나가 내 주인 해줘도 좋을 것 같은데.”
“직장 내에 파트너는 안 만들어. 동선 확보됐으니깐. 팀장님한테 보고하자.”
“알겠어요. 아. 이거.”
막 가려던 인례를 상욱이 불러 세우더니 자신의 주머니 안쪽에 있던 작은 표 하나를 건넨다.
“뭐야?”
“이거 주인님이 선배 드리라고 그러시던데요?”
“윤하 씨가?”
“네. 요즘 선배 욕구불만이신 것 같다고.”
그러한 그의 말에 그녀의 눈썹이 치켜 떠올라지자 상욱은 억지로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표를 인례의 손에 쥐여 주고는 웃어 보인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으니 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하세요. 혹시 알아요? 엄청난 멜섭이나 펨섭을 만날지?”
그렇게 말하고는 상욱이 먼저 창고를 나가자 인례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표를 만지작거리다가 주머니 안에 집어넣는다. 하긴 요새 플레이를 너무 안 하기는 했다. 자위 정도야 영상을 보면서 몇 번 한다 해도 그만큼의 플레이에서 오는 충족함은 없었으니 말이다.
**
은은하게 울리는 클래식의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혀 미간이 저절로 구겨졌다. 거기에 화려한 샹들리에가 눈이 부셨고 흡사 보통 파티장으로 보이는 이곳을 한 손에 샴페인 잔을 들고 둘러 보고 있던 인례의 입술에 피식 비웃음이 서려진다.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높게 묶고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깔끔하면서도 매혹적인 선으로 떨어지는 슈트 차림을 한 인례가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샴페인을 한 모금 마셔 입안을 축인다.
“누가 보면 보통 파티인 줄 알겠어.”
일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을 잘 알고 있는 돈 많은 지인의 선물로 받은 표로 오게 된 VIP 바였다. 회원제로 운영하며 초대 카드장이 없으면 들어 올 수 없는 그러한 장소였다.
“좋겠네. 권상욱은 돈 많은 돔이 있어서. 이런데도 즐기러 오고.”
그 명성에 맞게 최고층에 있는 이곳은 야경도 끝내주었고 자신이 갔던 바와는 달리 이곳에 있는 자들은 얼핏 봐도 값비싼 것들을 온몸에 둘둘 싸매고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저 화려한 가면 파티로 보이는 곳이지만 사람들의 가면은 딱 세 가지였다.
빨간색과 노란색 그리고 검은색. 그리고 화려함 뒤에 감춰진 곳에서는 질척이고 야릇하다 못해 자극적인 플레이가 펼쳐지는 이곳은 흔한 파티장도 아니었으며 보통의 섹스바가 아닌 바로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모이는 SM 클럽이었다.
자세히 보고 있으면 검은색 가면을 하고 있는 이들이 빨간색 가면을 하고 있는 이들의 수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곳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사귀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저 즐기러 오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 빨간색 가면을 쓰고 있던 인례에게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이 들리자 그녀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가온 이를 바라본다.
“저…”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이의 가면의 색은 노란색. 섭도 돔도 가능한 노란색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가 말을 걸어오자 인례는 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본다. 왜소한 체격과 눈가를 가리고 있는 가면으로 외모를 정확히 따질 수는 없지만 꽤나 자신의 취향으로 보이는 이의 얼굴을 보다가 이내 인례가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무슨 일로?”
“돔이시죠?”
보면 모르나? 하는 차가운 물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돔, 즉 도미넌트인 지배하는 쪽이냐고 묻는 물음에 인례는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이 성향을 안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불감증과 가까워 인연이 생겨 사랑하는 이가 생겨도 관계를 가질 때마다 힘이 겨웠다.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즐겁지도 않았고 오히려 어느샌가 섹스할 것 같은 그러한 기분이 만들어졌을 때에는 피하기 급급했다.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쯤 우연히 눈에 들어 온 것이 바로 BDSM이었고 테스트 결과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소유하였을 때 자신의 마음대로 누군가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그러한 점에 묘한 성적 쾌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같은 성향의 남자인 섭을 만나 관계를 맺은 날 만족스러움과 오르가슴을 느꼈다.
“흠. 그렇게 안 보이나?”
“네? 아니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여자분이신데 엄청 멋있으셔서… 가면을 안 쓰셔도 딱 돔으로 보이셔서요.”
경호원의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키가 170 중반이 넘었다. 키 때문에 이러한 직종을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일단은 운동을 좋아하는 입장으로 자신과 잘 맞는 직장이라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자신이 돔이라고 하면 모든 이들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먼저 듣고는 했다.
“저 섭도 가능한데, 혹시 파트너 없으시면…”
“이것 놓으라고 새끼야!”
자신에게 유혹적인 몸짓으로 다가오면서도 자신이 돔이라는 것을 알아 한없이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모습이 퍽 귀여워 오늘 하루 정도 괜찮겠다. 싶은 마음으로 그의 가면을 풀려던 그녀의 손이 멈칫하고 허공에 멈추고는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오는 쪽으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주인님?”
벌써 하룻밤 파트너를 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는 인례는 옥신각신하고 있는 쪽을 눈살을 찌푸려 바라본다. 빨간색 가면을 쓰고 있는 자가 검은색 가면을 쓰고 있는 자의 손목을 잡고 거칠게 끌어당기고 있는 모습을 보며 플레이에 일종인가 싶어 보던 인례의 걸음은 어느새 그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놓으라고 했지? 돌았어? 난 이제 너랑 안 한다고 했잖아!”
“걸레 같은 새끼가 고고한 척하기는 섭이면 섭답게 돔이 깔리라 하면 깔리는 거야.”
더 자세히 들려오는 대화 속에서 합의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이 든 인례가 빠르게 움직여 가볍게 손목을 잡고 있는 이를 제압하여 떼어낸다. 그러고는 직업병처럼 손목이 잡혀있던 이를 자신의 뒤로 숨기고는 딱딱하게 물어온다.
“아! 이것 안 놔?! 넌 뭐야?!”
“합의가 아닌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플레이가 아니라.”
“네가 뭘 안다고 그래?!”
“괜찮으십니까?”
자신의 뒤에 있는 자에게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아 혹시 자신보다 작고 여자인 자신에게 이렇게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 싫은 건가 싶어 인례가 슬쩍 그를 돌아보다가 멈칫한다. 자신보다 큰 키에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외모는 가면을 뚫고도 그 존재가 누구인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재 자신이 제일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인물. 자신의 VVIP 고객님이자 현재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년 아이돌이었다. 동안 페이스에 여전히 왕자님으로 불리며 나이 불문으로 사랑 받고 있는 신하준이었다.
“신하…”
그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던 인례가 이내 헙. 하고는 끝말을 삼키고는 가볍게 눈동자를 굴리다가 다시 천천히 시선을 올려 이내 그가 쓰고 있는 가면의 색을 보고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그녀의 시선에도 차갑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시선은 아무리 봐도 자신과 같은 도미너트와 같은 시선이었지만 그의 가면의 색은 서브미시브의 색이었다. 천하의 그 싸가지에 아랫사람들 골탕 먹이는 것을 즐겨 하는 신하준이 섭이라는 사실에 그를 붙잡고 있는 손을 자신도 모르게 거칠게 뿌리친 그녀가 이내 한걸음 물러선다.
“뭐야?”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묻는 그 목소리에 인례는 이번에는 몸 자체를 돌려서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아직은 놓지 않은 다른 상대방의 손목을 잡고는 거칠게 끌며 말한다.
“여기서 이렇게 행패 부리지 마시고. 나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죠.”
“미쳤어? 돔인 주제에 왜 돔인 나를 데리고 나가?!”
“…데리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쫓아내려고 하는 건데? 자자, 일단 나갑시다.”
여전히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지만 인례는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행패를 부린 이를 데리고 걸음을 재촉한다. 아, VIP 바라면 비밀 보장과 프라이버시가 중요하고 필요한 거물들이 올 거라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아니, 한다 한들 여기서 현재 자신이 경호 하고 있는 연예인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질질 끌고 온 이를 어느 한 방에 가둬 버리고는 누군가 꺼내주겠지 하는 마음에 이만 얼른 집에 가자 생각한 인례가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막 걸어가다가 긴 복도 벽에 몸을 기대고 있는 존재를 보고는 멈칫한다.
“…당신 나 알지?”
그러한 하준의 물음에 그녀가 손으로 자신의 목을 가볍게 쓸어내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태연하게 말한다.
“신하준 씨를 모르는 이도 있습니까.”
“아니.”
“네?”
“당신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 아니야?”
저 뻣뻣하게 들고 있는 고개를 내리 꺾고 싶은 욕구가 순간 치솟지만 애써 침착하게 하준의 눈동자를 똑바로 보며 싱긋 미소까지 지어 답한다.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신하준 씨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많을 것 같습니다만. 그럴지도 모르죠. 그런데 이렇게 신상을 묻는 것, 규칙 위반 아닙니까? 오늘 주최된 이 바의 파티 규칙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런 그녀의 말에 그가 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자 인례는 가볍게 고개를 까닥여 인사를 하고는 도로 움직인다. 아까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저 시선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게 내 섭이었으면 확실히 교육 시켜 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 찰나에 덥석 자신의 손목이 커다란 손에 잡힌다.
“투사.”
직장 내에 자신을 부르는 그 호칭에 인례가 도로 걸음을 멈추자 그러한 자신의 뒤에서 웃음 섞인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맞지? 그 여자 경호원. 그런데…돔이었어? 어쩐지 느낌이 오더니. 너 내 주인 해볼래?”
이 뭔 뜬금없는 말인가 싶은 인례가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보자 이내 그걸 본 그가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그대로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끌어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보다시피 난 복종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거든.”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눈동자에 서린 욕망을 읽은 인례의 입술이 꿈틀 움직이더니 이내 조금은 잔혹하게 선을 그려 올라간다.
- 다음글12시에 다시 만나요 21.10.0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