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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했다. 과연, 아내가 정말로 나로 만족하는지... 결국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마는데.

대물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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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본문

아내를 처음 만난 건 사법고시 합격 후였다. 마담 뚜들이 여러 곳에서 입질이 들어오긴 했지만 나는 늘 거절하곤 했었다. 여자를 만나기 두려운 게 아니라 여자 앞에서 내 몸을 보여 주는 게 두려웠다.

연예인 정도로 잘생긴 건 아니었지만 평범한 외모였고 어렸을 때부터 공부 하나만큼은 특출나게 잘했었다.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날라리 여고생들도 있었고 모범생 여자들도 있었다. 대학에 와서도 일찌감치 내 미래는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나한테 관심을 표하는 여자들은 꽤 있었다.

하지만 많은 여자들을 거치면서 내가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은...

다 좋은데 아쉽다...였다.

"오빠는 진짜 자지만 조금 더 컸으면 완벽한데..."

대학 때 힘껏 공들여 섹스를 끝내고 난 후 끝나자마자 여자가 한 말이었다. 충격적이었다. 나도 바보는 아니었다. 목욕탕에 가면 쑥 들어간 자라목 같은 내 물건이 창피해 대중목욕탕에는 웬만하면 가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친했던 놈이 있었는데 그놈이 화장실에서 내 물건을 보고는 엄지손가락만 하다고 "엄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었다.

물론 그 일로 그놈과는 상종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상처는 남았다.

아내는 내가 다니던 교회 목사님 딸이었다. 우리 부모님도 칭찬했고 듣기로는 모태솔로라고 들었다. 첫날밤 아내가 모태솔로였다는 걸 확인한 순간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처음이라 너무 아팠어요. 그렇게 큰 게 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너무 감격적이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그때는 처음인 아내를 위로하고 보듬어 주며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거짓이 아니었다. 아내는 아파했다. 남자 경험이 없는 여자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 대상이 없는 경우 최초의 경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결혼 1년 차.

가슴 뛰고 불이 붙었던 우리 두 사람의 섹스도 어느 정도 안정기를 찾아가고 있었다. 아직 신혼이지만 나는 뭔가 목마른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동창회에서 친구 녀석들이 나눈 그 한마디의 말 때문이었다.

"우리 엄지의 제왕 마누라 봤냐. 키도 크고 가슴도 크고 엉덩이도 아프고 몸매작살이던데 그 새끼로 만족이 될까? 섹스 졸라 하다가 빨리 넣으라고 막 다그치는 거 아니야?"

"푸하하. 시발... 저번에 내 엄지손가락에 모기 물렸는데 그 새끼 자지보다 내가 엄지손가락이 더 큰 거 아니야?"

"크흐흐... 그 새끼 마누라도 바람날 날 얼마 안 남았다. 여자는 맛 들이면 큰일 나는데~ 내가 한번 들이대 볼까? 내가 존나 따 먹어 줄 수 있는데... 맨날 엄지손가락만 한 자지 넣다가 내 자지 꽂으면 실신하는 거 아니야?"

"하긴...네가 좀 실하지? 크크"

앞에선 살랑거리면서 뒤에서 나를 까대는 인간들은 살면서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 콤플렉스를 건드는 인간들 앞에 내가 자신감 있게 나설 수 없다는 건... 치욕스럽다.

누가 봐도 흠모할 만한 예쁜 여자였다. 심성이 착하고 맑아서 나 아닌 누구에게도 칭찬받는 여자였다.

그런 아내를 두고 그때부터 딴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밖에 알지 못하는 아내가 다른 사람을 알게 되면 어떻게 변할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자지를 받아들이면 아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왜곡된 욕망에서 파생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박히는 상상을 하며 불 꺼진 내 사무실에서 처음 자위행위를 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강렬하고 짜릿한 흥분이었다.

시험해 보고 싶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교회에선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교회 인맥이라는 게 원래 다양하고 폭이 넓었다. 그래서 항상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쓰고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내와 상의도 없이 장인어른의 소개로 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를 아내가 집에서 공부를 가르쳐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남자애 한 명은 유도 특기자 출신이었는데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다시 대학을 가려고 하고 있었고, 여자애는 학교에서 사고치고 검정고시를 봐서 다시 대학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둘 다 20살이었기 때문에 미성년자도 아니었다.

"아빠는 내 상의도 없이 그런 결정을 하면 어떡해요?"

"어려운 아이들이야. 우리가 도와야지. 너 정도 실력이면 아이들 가르치는데 문제는 없을 거야. 국·영·수 정도만 도와줘라."

"그래도 남편한테 허락도 받아야 하는데 집으로 그렇게 들이는 게..."

"자네 이해하지?"

"물론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괜찮아 여보."

장인어른이 원하는데 안 된다고 할 수도 없었다. 남자애 하나만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둘을 가르치는데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대충 생각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대충 생각한 것과 다르게 상황은 이상하게 꼬여버렸다. 마음잡고 공부하겠다는 날라리 여고생은 그날부로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남학생 하나만을 집으로 들여 과외 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었다.

.

.

.

늘 퇴근이 늦어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퇴근하고 나도 그놈을 처음 봤다.

나보다 훨씬 더 큰 키, 185 중반은 되어 보였다. 유도를 했다고 하더니 덩치가 정말 살벌하게 크고 어깨가 떡 벌어진 체형이었다. 뚱뚱한 비만형 근육이 아니라 탄탄하게 잡힌 몸이었다. 권상우 같은 몸에서 약간 더 큰 근육처럼 보였다. 티셔츠 밖으로 드러나는 팔이 엄청났다.

퇴근하고 들어오는 나를 발견하고는 녀석이 쭈뼛거리며 인사했다. 주방에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반갑다. 이야기 많이 들었어. 이름이?"

"태훈입니다. 정태훈"

서글서글한 인상에 피부가 하얀 게 운동한 친구 같지는 않았다. 얼굴은 약간 호남형과 꽃미남을 섞어 놓은 것처럼 예쁘장하게 생긴 게 여자들한테 인기 꽤나 끌 타입으로 보였다.

그래도 우리 집에 온 손님인데 처음 봤으니까 뭐라도 해 주고 싶어서 피자를 시켰다. 식탁 위에 우리 세 사람이 둘러앉아 함께 피자를 먹고 됐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운동 말고는 해본 게 없어서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공부를 임하는 자세도 왜 진지해 보였고 아내도 아이가 뭔가를 하려고 하니까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녀석은 같은 남자여서 그런지 아내보다 오히려 나를 더 따르는 눈치였다.

나도 동생이 없었기 때문에 살갑게 구는 녀석의 그런 면이 싫지 않았다. 하지만 이따금씩 그 녀석의 시선이 아내의 가슴골을 향하는 걸 느낄 때는 묘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20살 청년의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태훈이 너 유도했다며? 나중에 나도 좀 가르쳐 주면 안 돼?"

"저 아르바이트하는 도장 있어요. 놀러 오세요~ 제가 운동 가르쳐 드릴게요."

"유도 같은 거는 원래 배우기가 어렵잖아. 관심 있었는데 정말 가르쳐 주는 거야?"

"여보 정말 배우게요?"

"어. 요즘 뱃살이 나와서 운동도 좀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저도 누나가 공부 공짜로 가르쳐 주시는데 형님 공짜로 가르쳐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청소년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갔었거든요. 실력은 보장합니다~"

며칠 후 나는 녀석의 말처럼 도장으로 찾아갔다. 요즘 들어 계속 살만 찌는 거 같아 운동을 해 볼 생각이 있었다. 태권도 같은 것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매트 위에서 하는 운동이 나름 재미있게 느껴졌다. 신나게 땀을 흘리고... 나 먼저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운동하는 곳이다 보니 개인 샤워장 같은 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형님~"

"어? 어...."

빨리 씻고 나가려고 했는데 녀석도 찝찝했는지 샤워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 ..."

나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양 포르노에서나 봤던 거대한 물건이 녀석의 허벅지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발기가 되지도 않았지만 내 물건 길이 3배는 족히 넘어 보였고 두께는 웬만한 여자 팔목 두께와 비슷할 정도였다. 운동을 했던 녀석이고 하드웨어도 좋아서 튼실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알몸을 보니 거의 터미네이터 같은 놈이었다.

"모처럼 땀 흘리니까 좋으시죠?"

"어...그래."

"저는 운동하고 샤워할 때가 제일 기분 좋아요. 나가서 맥주 한잔까지 하면 최고죠."

안 그래도 작은 내 자지가 더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너무 큰 비교 대상이 옆에 있어서 창피했지만 있지만 정작 녀석은 아무런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 원래 콤플렉스라는 건 가지고 있는 사람만 이상하게 느끼는 법이었다. 큰놈은 옆 사람이 크든 작든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테니까 말이다.

"나가서 맥주 한잔할래?"

"맥주는 제가 살게요."

"됐어 인마. 돈 버는 내가 사야지."

우리는 자리를 옮겨 근처 호프집에서 같이 맥주를 마셨다. 치킨과 먹는 맥주는 언제나 진리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더욱더 가까워졌고 운동하면서 깨진 이야기, 학교 다닐 때 죽어라 공부만한 이야기들을 공유했다. 얼핏 보면 하나도 섞일 만한 구석이 없어 보였지만 너무 다른 형태여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형님 이야기 너무 재밌는데요? 요즘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이게 약간 알아가는 재미가 또 있더라고요. 암기한 게 기억날 때 그 쾌감~!"

"자식 너 그러다 서울대 가겠다?"

"제가 S대 법대 나오신 형님한테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법대는 못 가도 인서울은 꼭 하고 싶어요. 흐흐."

"공부만 하지 말고 연애도 하고 운동도 하고 다 해. 나는 공부만 해서 좀 후회될 때도 있어. 나도 학창 시절에 운동을 좀 배웠으면, 그때 몇몇 놈들은 좀 던져 버리는 건데 말이야."

"누구요?"

"있어 짜증 나는 인간들."

"누가 우리 형님을...그런 인간들이 있으면 저 부르세요! 제가 전부 다 엎어 치기로 그냥 확!"

녀석이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맥주를 너무 마셨나?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아 그러세요. 저도 잠시만요... 전화가 와서. 다녀오세요, 형님."

호프집 좁은 화장실은 고작 소변기 2개 양변기 하나가 전부였다. 오줌을 누고 있는데 옆자리에 다른 남자 한 명이 내 옆자리로 다가섰다. 그리고 오줌을 갈기다가 고개를 쑥 내밀어 내 물건을 확인했다. 그리고 피식피식 웃기 시작했다. 그게 웃음의 의미가 뭔지 나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큰 덩치에 험악한 인상 때문에 내가 참아야 할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쫄보 새끼"

내가 먼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뒤에서 그놈이 중얼거렸다.

"간이 그렇게 쪼그라들었으니까 씨발, 자지도 그렇게 쪼그라들었지. 남자 새끼가....누가 보면 손가락인 줄 알겠어."

이성의 끈이 순간 탁하고 끊어질 때가 있었다. 손가락이라는 말이 나에겐 그랬다. 나는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놈은 여유 있게 내 주먹을 피하고 내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이 아저씨 취했네. 상대를 보고 달려들어야지 뒤지기 싫으면..."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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