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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동 찍는 여자다. 그것도 아주 특별한 야동을 찍는다. 섹스 판타지를 실현시켜주는 개인 소장용 야동.

야찍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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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프롤로그

본문

<1화_ 아오이 소라>

“이름?”

“아오이 소라요.”

“닉네임 말고요~ 본명이요~”

“본명이에요~ 아오... 이소라.”

“아오~ 진짜...! 이소라 씨 맞죠?”

“네.”

“나이?”

“28이요.”

“만으로 26이죠~ 직업?”

“배우요.”

“아나... 진짜...!”

형사가 신경질적으로 노트북을 덮는다.

“저기요. 이소라 씨. 당신 지금 야동 찍어서 유포한 혐의로 여기 와 있는 거예요~! 여기가 무슨 일본인 줄 알아요? 당신이 무슨 AV배웁니까?”

“아, 글쎄 야동 아니라니까요~”

“뭐가 아니에요~ 여기. 여기 이렇게 증거가 수두룩한데. 이소라 씨 자꾸 이렇게 발뺌할 거예요?”

형사가 노트북을 다시 열어 나에게 화면을 보여준다. 화면에 내가 남자와 섹스하는 영상이 나온다.

“이게. 이게 야동이 아니면, 그럼 뭐... 이 남자랑 지금 레슬링 하는 거예요?”

“훗~”

“웃어요? 아니, 이게 웃겨요!”

“아니 또 이렇게 보니까 레슬링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소라 씨! 이거 지금 웃을 일 아니에요~ 당신 지금 음란물 제작 및 유포죄로 여기 앉아 있는 거라구요~!”

형사가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본다.

‘아~ 오빠~ 진짜 너무 잘하는 것 같아~~ 아 오빠, 나 너무 좋아 미치겠어~ 아~ 아~ 아~’

화면에서 내 심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영상을 보니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것으로 보인다.

“저기요. 이소라 씨. 우리 좀 진지하게 갑시다. 여기, 이 여자 이소라 씨 본인 맞죠?”

“네 맞아요.”

“그럼, 이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도 잘 알겠네요~? 자, 지금부터 거짓말 하나도 없이 낱낱이 말하는 거예요.”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어떻게 된 건지 여기 있는 형사는 몰라도, 지금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실을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래, 맞다. 난 야동 찍는 여자다.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난 평상시와 같이 내 오피스텔에서 예약한 손님을 기다리며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주니 약속한 손님이 들어왔다.

조금 전 형사가 들이민 노트북에 있던 나와 섹스했던 남자다.

“네 어서 오세요. 신발 벗고 들어오세요.”

“예...”

약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오피스텔 문을 조심스레 닫으며 들어온다. 170 정도의 중간키에 안경을 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보인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난 냉장고에서 음료를 하나 꺼내 그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자~ 여기 계약서 먼저 읽어 보시고, 아래 빈칸에 추가할 내용 있으면 써주세요.”

“아...네.”

남자가 주위를 둘러보며 살짝 경계하더니, 시선을 테이블 위에 계약서로 옮긴다.

“네... 확인했고요... 특별한 추가 사항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한번 확인해 볼게요.”

난 남자의 계약서를 내 쪽으로 끌어와, 그에게 설명했다.

“자, 여기 이 부분. 보시는 것처럼 완성된 동영상은 USB에 담아드릴 거예요. 분실 시 재발급은 안 돼요. 왜냐면 복사본을 만들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기가 중요한 내용이에요. 혹시라도 동영상이 외부로 유포되면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지셔야 해요. 방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작된 USB 말고는 원본을 포함한 모든 자료는 삭제하거든요. 그러니까 영상이 만약 유포된다면, 저도 손님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거예요. 아셨죠?”

“아, 네. 조금 겁나네요...”

“아하. 겁먹을 필요는 없으세요. 그만큼 조심하라는 얘기죠. 아, 그리고 영상 제작비...”

“아, 여기...”

남자가 현금 봉투를 건넨다. 얼추 세어보니 딱 맞다.

“네. 그럼 여기에 사인하세요.”

“예.”

“자~ 서류 내용 다시 한번 확인할게요~ 오늘 촬영은 합의하에 이루어진 거 맞죠?”

“예.”

“그리고 섹스의 대가로 어떤 금품도 오고 간 적 없는 거 맞죠?”

“예? 아, 네. 네.”

“만약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 혹시라도 잘 못 됐을 경우 돈이 오고 간 증거가 있으면 그쪽도 처벌받거든요.”

“예. 알겠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오늘 뭐 하는 거다?”

“우리만의 비밀 동영상 만들기...?”

“맞아요. 이건 우리 둘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거예요.”

남자가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웃으며 말한다.

사인한 서류는 내가 챙겼다.

대충 얘기 들어서 알겠지만, 난 섹스 영상을 만들어주고 돈을 받는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난 ‘프라이버시 채널’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다. 얼핏 보기엔 그냥 단순한 자신의 브이로그를 올리는 사이트로 보이지만, 이곳에서 섹스 동영상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암암리에 회원들 사이에선 알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몰카나 그딴 저급한 것이 아니다. 섹스 동영상.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자신이 출연한, 자신이 주인공인 야동을 찍는 것이다.

때문에 대본도 있고 배역도 있다. 이것이 단순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는 직업여성과 큰 차이점이다. 어찌 보면 섹스가 목적이 아니고 촬영이 목적이다.

그래, 난 배우다. 시나리오대로 멋지게 연기하는 배우인 거다.

“자~ 오늘 시나리오 컨셉 좀 볼게요.”

서류를 한 장 넘기자 시나리오라는 항목이 나온다. 이 부분은 손님이 직접 작성한다.

“음... 처음에 제가 입으로 오럴을 해 주다가, 손님이 정상위로 올라오시고... 후배위하다가, 배에 사정... 맞죠?”

“가능한가요?”

“뭐, 이 정도면 노말 하죠. 문제없을 거 같은데요~”

“예... 아, 근데 배가 아니고 가슴에 사정해도 되나요?”

“아, 그러시겠어요? 그럼 지금 바꿔드릴까요?”

“아, 감사합니다.”

“음... 뭐 특별한 컨셉은 안 적으셨네요? 뭐 필요한 컨셉 없으세요? 간호사나 승무원이나, 아님 선생님이나...”

“아니요. 전 그런 건 별로... 인위적인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

“아, 그럼 그냥 애인처럼 하면 되는 거죠~”

“네, 딱 그거에요. 그냥 평범하게 애인이랑 하는 것처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행위 도중 호칭은 뭐로 할까요? 오빠? 자기야?”

“뭐... 뭐든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행위 도중 듣고 싶은 대사 같은 건 없으시고요?”

“네... 딱히...”

“알았어요. 그럼 의상도 그냥 편하게 평상복 입으면 되겠네요?”

“네... 지금 의상도 상관없습니다.”

“흣... 알았어요. 그럼 먼저 샤워하고 나오세요.”

난 그를 샤워실로 안내했다.

오늘 고객은 아주 평범한 고객이다. 이렇게 동영상을 찍는다는 것만 빼면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다.

아, 그렇다고 여기 오는 고객이 다 이상한 변태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도 처음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버젓한 직장이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많이 온다. 심지어, 애인이 있는 남자들도 온다. 애인한테 하지 못하는 욕구를 나를 통해 해소하는 심리 같기도 하다. 그래, 동영상 찍자고 하는데 좋아할 여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저기... 아까 말씀 안 드렸는데...”

“네 말씀하세요.”

“하면서... 제 거 크다고... 잘한다고 해주시면...”

“아~ 네. 알았어요.”

그가 샤워하고 나와 수건으로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가리며 멋쩍게 말한다. 대충 알 것 같다. 이 남자 어떤 스타일인지...

“일단 여기 편하게 누우세요.”

“아, 예.”

난 그를 침대로 안내했다. 침대 주변에는 여러 개의 쇠기둥이 있고, 그 기둥에는 조명기와 총 다섯 대의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카메라 기사가 따로 없는 관계로 이렇게 많은 카메라를 동시에 돌려, 가장 좋은 각도의 영상만 뽑아 편집한다.

남자가 살짝 긴장한 채로 침대로 가서 눕는다.

“아, 맞다. 여기 시나리오에 제가 옷을 벗기는 것으로 되어 있네요? 그럼 옷을 지금 입으셔야 할 것 같은데...”

“아니요. 그냥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바로 할게요. 자, 준비되셨죠?”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난 침대 옆에 있는 조명기 스위치를 켰다. ‘찡~’ 하더니 조명기가 켜지고 침대가 확 밝아진다. 남자가 눈이 부신지 인상을 찌푸린다.

“금방 익숙해져요. 아무래도 영상을 찍는 거라, 어두운 것보다 이게 훨씬 잘 나오거든요.”

난 다섯 대의 카메라를 확인하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

“자, 이제 녹화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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